‘영끌’ 점점 어려워진다… 집값 안정으로 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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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점점 어려워진다… 집값 안정으로 질까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11.2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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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 가계대출 총량관리 본격화
이번 주부터 1억원 넘는 고액 신용대출 제한
마지막 수요 ‘영끌’ 막히면 집값 영향 불가피
전세자금 대출도 축소 가능성 제기되고 있어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정부가 정한 신용대출 규제 시행일에 앞서 시중 은행들이 먼저 움직임이고 있다. 신용대출을 점점 받기 어려워지면서 최근 부동산 시장 최대수요층으로 떠오른 ‘2030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수요가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써 집값도 안정될 수 있을지에 눈길이 모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자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내’ 규제를 적용한다. DSR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DSR이 40%면, 소득이 1억원일 때 연간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가 4000만원 이내여야 한다. KB국민은 과도한 신용대출을 억제한다는 취지에서 연 소득의 200% 안에서만 신용대출을 내준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로써 집값도 

우리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도 고신용자 신용대출 상품 위주로 한도 조정, 금리 인상에 나섰다. 시중 은행들의 이런 행보는 연말까지 올해 대출 총량 목표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금융당국이 오는 30일 연 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DSR 40%’ 규제 1억원 넘게 신용대출을 받은 후 1년 이내 규제지역에 있는 주택 구입 시 대출금액을 회수하기로 하자 ‘영끌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규제 발표 전날인 18일(129조5053억원)보다 1조5301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당국은 대책이 시행되면 부동산 시장과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인 신용대출 증가세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은 “여러 규제에도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지는 것에 대응한 대책으로 평가된다”면서 “수요자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최근 부동산 시장은 ‘영끌’ 수요가 이끌고 있는 형국”이라며 “신용대출 규제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아파트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빌라 등으로 눈을 낮추겠으나 가격 급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발 더 나간 의견도 있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신용대출과 함께 조만간 전세대출도 조이기가 시작될 것”이라며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이 급등하면서 대출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 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이어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각종 대출의 제한 폭이 커지면 매매 시장은 물론이고 전세 시장도 결국 안정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일면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풀이했다. 그는 “대다수 ‘영끌’ 수요는 최근 전셋값 폭등으로 불안감을 느낀 무주택 세입”라며 “이렇다보니 전세난이 장기화되면 집값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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