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T&G, 인삼밭에서 갓끈 고쳐 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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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T&G, 인삼밭에서 갓끈 고쳐 매지 마라
  • 황동진 기자
  • 승인 2013.06.02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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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KT&G가 악재의 연속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노조 사태와 인삼재배농민들과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 초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에 이어 최근엔 각종 특혜 의혹까지 휩싸였다.

무엇보다 회사 매출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한 민영진 사장은 연임에 성공, 거액의 배당을 챙겨간 것도 모자라 자신이 받는 연봉을 몇 배나 더 올린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샀다.

KT&G는 지난 2009년 3월 주총에서 36개의 사업 목적을 새로 추가했다. 금융·보험업을 비롯해 종합건설업, 주류제품의 제조·가공·판매, 광고대행, 화장품 제조·판매 등 본 사업과는 무관한 생뚱맞은 사업이 덕지덕지 추가됐다.

당시 KT&G 고위 관계자는 “사양 산업에 접어든 담배업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당장 진출한다고 하기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KT&G는 자산 매각에 돌입했다. 잘나가던 셀트리온 지분을 돌연 매각했고, 보유 부동산 등도 매각해 대규모 현금 확보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마련된 자금의 향방에 관심이 쏠렸다.

일각에서는 부동산개발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KT&G의 자회사 인삼공사가 인삼재배농민들을 위한 연수원을 짓는답시고 몇만평에 달하는 부지를 사들였는데, 정작 연수원건물은 고작 몇십평에 불과했다.

당연히 목적은 따로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골프장 개발설에서부터 KT&G가 직접 인삼 재배에 나서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듬해(2010년) 말 KT&G는 부동산개발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퍼플랜드디벨롭먼트 업체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호텔업까지 진출했다.

이어 2011년 중순께 KT&G는 소망화장품을 인수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한방화장품을 비롯 기능성화장품을 속속 출시했다.

▲ 황동진 건설·탐사보도 팀장.
하지만 KT&G가 진출한 사업들은 현재 하나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미 진출 당시부터 업계에서는 과포화시장에 뒤늦게 뛰어드는 KT&G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최근 KT&G는 국세청 세무조사에 이어 신규 사업과 관련해 각종 특혜 의혹에 휩싸여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다. 

KT&G는 부동산개발 사업에서 특정 부동산업체에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또 특정 광고대행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KT&G는 인삼밭에서 갓끈 고쳐 매쳐내는 습관을 버려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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