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국계 최초, 전미도서상 수상 소설 '신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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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국계 최초, 전미도서상 수상 소설 '신뢰 연습'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0.11.20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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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 기법을 절묘히 이용해 성장과 기억, 진실과 거짓을 탐구한 소설 이상의 문학
권력과 그 남용, 성적 합의에 관해 고찰한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전작 소설 중 세 권이 국내에 번역․출간된 바 있는 한국계 미국 작가 수전 최. 작가는 다섯 번째 장편소설인 이 책 <신뢰 연습>으로, 미국 문단에서 최고 권위를 지닌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 소설상을 한국계 최초로 수상했다.

미국의 여러 언론 및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이 2019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고,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작가는 현재 예일대학교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치는 한편, 이 소설을 직접 TV 드라마 시리즈로 각색 중이다. 

"포스트모던 기법을 지적으로 적용한, 시의적절하고 완전히 넋을 빼놓으며, 결국 마음을 동요시키는 이야기이다. 인물들의 서로 다른 관점을 탐구해 자아에 관한 신화 창작의 모습, 거짓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입히는 피해를 드러낸다. 작가로서의 뛰어난 성취가 문장에서 드러나며,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이야기는 진행 방향에서는 비전통적이지만 탁월함에 있어서는 전통적인 수준을 맞춘다." - 2019년 전미도서상 소설상 심사평

"당신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예술고등학교 연극과 학생들의 <신뢰 연습> 시간

1980년대 미국 남부의 한 예술고등학교 연극과 학생들은 음악과 동작, 셰익스피어를 추구하고, 특히 연기 수업에 열심이다. 서로 다른 집안 환경과 재능을 지닌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압박을 이겨내며 학교와 가정 등 관계들 속에서 성장해간다. 카리스마 있는 연기 교사인 킹슬리 선생이 가르치는 ‘신뢰 연습’ 시간을 매개로 만 열다섯 살인 세라와 데이비드는 사랑에 빠진다.

세라와 데이비드의 서로를 향한 열정은 곧 동급생들에게 알려지고 킹슬리 선생의 귀에도 들어간다. 한편, 영국의 예술고등학교 연극팀이 세라네 학교를 방문하고, 영국인 연출 교사 마틴과 24세인 배우 지망생 리엄은, 세라 그리고 같은 반 캐런과 함께 어느 날 오후를 보내게 되는데……

소설의 1막과 같은 세라의 이야기가 끝난 뒤, 이야기는 독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두 번째 ‘신뢰 연습’은, 1부와 같은 첫 번째 ‘신뢰 연습’의 중심 사건으로부터 14년이 흐른 뒤 30세가 된 캐런과 세라가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주변 인물이었던 ‘캐런’이 화자가 되면서 전제가 뒤집히고, 세라와 캐런의 이야기 중 어느 쪽이 진실인지 알아가는 가운데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불완전한 기억 속에서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교차되고, 화자와 독자 간 ‘신뢰 연습’처럼 충격의 소용돌이 같은 사건들이 전개되며, 2부의 끝에 이르러서야 캐런의 가슴 아픈 과거의 진실이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지듯 연극 무대 위에서 밝혀진다.

소설의 3부에서는 자신의 생모를 찾으려 하는 20대 여성 클레어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 소설 속 서로 관련 있는 세 여성 화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책의 제목처럼 누구를 믿어야 할지 선택의 문제를 담고 있다. 작가는 예술고등학교와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 속에, 진실을 알고자 하는 세 여성의 분투를 그려낸다.

독자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서도 오랫동안 깊은 울림과 여운을 느낄 것이다. 성적 합의에 관한 주제를 담은 이 소설은 유사한 사건들로 충격을 겪어온 우리 사회에도 경종을 울리며, 청소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어른들의 권력과 책임, 우정과 신뢰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저자 수전 최 (Susan Cho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한국인 교수 아버지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텍사스주에서 성장했다. 1990년 예일대학교를 졸업했고 1995년에 코넬대학교의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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