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쏟아져도 안 팔리는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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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쏟아져도 안 팔리는 저축은행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0.11.19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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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곳 중 1곳 매각시장 표류… 당국 규제완화 방안에 이목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국내 저축은행 10곳 중 1곳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인을 찾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당국이 연내 내놓을 예정인 규제 완화 방안이 M&A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매물(잠재매물 포함)로 거론되는 저축은행은 최근 본입찰을 진행한 JT저축은행 외에 민국·머스트삼일·유니온·DH·대원·스마트·OBS저축은행 등 7개사에 달한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약 10분의 1은 매물로 나온 셈이다.

이들 중 다수는 매각 시장에 수년째 표류 중이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알짜 매물’로 꼽히던 JT저축은행마저도 본입찰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인수 희망자가 있어도 높은 규제 문턱에 가로막힌 경우도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올해 대주주 요건, 영업망 제한 등 M&A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저축은행 발전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해당 안은 3분기 확정‧발표 후 올해 중 국회 제출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 등 여파로 다소 지연됐다.

현행 상호저축은행 대주주변경·합병 등 인가기준에 의하면 동일 대주주는 3개 이상 저축은행을 소유하거나 지배할 수 없다. 또한 저축은행은 타 영업권역 저축은행을 인수할 수도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1년과 같은 저축은행 부실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마련된 규제다.

업계는 최근 일부 대형 저축은행들이 영업력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키우는 반면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등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이 같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만난 저축은행 CEO들도 “각종 규제 등으로 매각이 쉽지 않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다만 당국의 규제 완화 수위가 실제 M&A 물꼬를 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는 유가증권 보유 제한으로 다른 저축은행 주식을 보유하기 어렵고, 부실에 시달리는 기존 저축은행 외에 다른 저축은행 인수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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