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시대] SK그룹, 국내 최초 RE100 가입 선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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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시대] SK그룹, 국내 최초 RE100 가입 선언 배경은?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1.15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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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제3자 PPA 활성화되면 그룹 내 계열사에서 신재생에너지 직접 조달 가능
대기업 RE100 가입, 최적 방안은 결국 자가발전…SK그룹은 선행 투자 결실
최근 전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 RE100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국남부발전이 부산역 선상에 준공한 주차장 태양광발전. 사진=남부발전 제공
최근 전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 RE100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국남부발전이 부산역 선상에 준공한 주차장 태양광발전. 사진=남부발전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전세계에서 친환경 정책 열풍이 불면서 RE100 등 기업의 친환경 에너지 사용에 대한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공약을 내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자가 당선됨에 따라 이러한 시대적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일 국내 최초로 SK그룹이 계열사 8개사의 RE100 가입을 발표했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활동의 하나로, 향후 기업경영의 새로운 핵심축으로 삼겠다는 최 회장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RE100 가입을 추진하는 SK 계열사는 SK㈜·SK텔레콤·SK하이닉스·SKC·SK실트론·SK머티리얼즈·SK브로드밴드·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8곳이다. RE100 가입 기업은 1년 내에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클라이밋그룹에 제출하게 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GM, BMW 등 260여개 기업이 RE100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기업에 대한 해외 수요가의 가입 요구도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이 국내에서 가장 먼저 RE100 가입을 선언할 수 있었던 데는 그동안 계열사에서 추진해왔던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정부의 정책 추진이 맞물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부는 RE100 이행수단으로 △녹색 프리미엄 요금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 △제3자 전력구매제도(PPA)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대한 지분 투자 △직접 설비 투자를 하는 자가발전 등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다섯 가지 정부 계획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이중 제3자 PPA가 핵심이다. 녹색 요금제나 REC 구매 등 다른 방안은 비용이 부담스럽다. 현재 전력 판매는 한국전력만이 가능하지만, 제3자 PPA가 시행되면 한전의 중개로 태양광·풍력 등 발전사들이 직접 기업에 전력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SK그룹은 SK E&S나 SK D&D, SK건설, SK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하는 계열사가 다수 존재한다. 즉, 제3자 PPA가 가능해지면 그룹 내 계열사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조달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국내에선 협소한 부지 등을 문제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매우 비싼 편에 속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RE100 실현을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 자가발전을 꼽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도 설비 투자 후 성과를 얻기까지 4~5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해왔던 기업이 아닌 이상 단기간 내 RE100 조건을 스스로 해결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발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계열사를 가진 그룹은 SK그룹 외에도 LG, 한화 등이 있다. SK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ESG 경영을 중시하면서 꾸준히 선행 투자해온 결과가 비로소 결실을 맺게 된 셈이다.

업계 내에선 강제조항은 아니지만, 수요처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RE100과 KS인증을 비교한다. KS인증을 받지 않는다고 제품 성능이 반드시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KS인증을 요구하는 수요처에 제품 납품을 하지 못할 수는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RE100 가입 시 자가발전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지만 친환경 설비 투자에 드는 초기비용과 시간이 적지 않다”면서 “대안은 비용으로 대처하는 방법밖에 없다.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RE100 가입요건으로 자가발전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거론된다. 사진은 한국동서발전의 당진화력 25MW 태양광설비. 사진=동서발전 제공
기업의 RE100 가입요건으로 자가발전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거론된다. 사진은 한국동서발전의 당진화력 25MW 태양광설비. 사진=동서발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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