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저축은행 옛말… 퇴직금 수신 10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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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저축은행 옛말… 퇴직금 수신 10조 육박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11.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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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예금 수준 안전성과 이자 혜택 부각
수신 다변화 등 운용환경 저변 확대로 성과 톡톡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저축은행에서 퇴직연금 운용이 가능해진 지 2년 만에 무려 10조원의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중은행 예금처럼 안전하게 적립금을 지킬 수 있으면서도 금리는 훨씬 높아 금융소비자 관심도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권의 퇴직연금 예·적금 상품 수신 잔액은 지난달 기준 10조원을 돌파했다. 저축은행업계 퇴직연금 잔액은 운용 허용된 시기인 2018년 말 1조2000억원에서 작년 말 6조8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8월 말 9조9000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주목받는 배경은 역시 수익률 때문이다. 은행 예금처럼 안전하게 적립금을 지킬 수 있으면서도 금리가 은행보다 높다. 특히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로 은행 정기 예금 금리가 1% 초반에 머무르는 것과 비교해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정기 예금 금리는 1% 후반에서 2% 초반에 형성돼 있다.

최대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도 된다. 가입자가 직접 어느 상품에 얼마만큼의 돈을 넣어 운용할지 선택할 수 있는 DC형(회사가 넣어준 적립금으로 근로자가 운용) 퇴직연금과 IRP(개인형 퇴직연금)의 경우, 가입자는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을 골라 최대 5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1억원을 5000만원씩 두 개의 저축은행 상품에 나눠 넣을 수도 있다. 예금자 보호법이 적용되는 상품이라 저축은행별로 5000만원까지 예금 보호도 된다.

현재 국내 저축은행 79개 중 퇴직연금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대략 30여개사다. 퇴직연금을 가장 많이 유치한 페퍼저축은행(수신 잔액 1조7000억원)의 현재 퇴직연금 정기 예금 금리(1년 만기 기준)는 2.1%(DC형·IRP 기준)다. 다음으로 수신 잔액이 많은 OK저축은행(1조4380억원)과 SBI저축은행(1조390억원)의 금리(DC형·IRP 기준)는 각각 2.0%, 1.7%다.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상품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적립금 운용 안정성과 원리금 지급 보장 차원에서 당국이 마련한 기준에 따라 신용등급 BBB-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이에 A등급에 포진한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을 필두로 저마다 적격신용등급을 획득하는 한편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 각 제휴처를 기반으로 상품 운용에 나서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진출 역시 본격화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자산규모 업계 6위인 애큐온저축은행이 신용등급(BBB) 획득 후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하며 퇴직연금시장 진출에 뛰어들었다. 애큐온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확정급여형(DB형)의 경우 12개월 기준 2.3%(세전, 10월 기준), 확정기여형·개인형퇴직연금(DC/IRP형)은 2.05%(세전) 수준이다.

저축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을 발판 삼아 수신 다변화와 안정적인 자금 운용 등의 효과도 누리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을)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만 해서 (제휴사에) 넘겨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판관비 등 운용비용이 적다”면서 “일반예금 대비 장기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는 안정적으로 자금 운용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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