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美 대선 결과, 韓배터리 3사에겐 미래를 건 도약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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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美 대선 결과, 韓배터리 3사에겐 미래를 건 도약의 기회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11.1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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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산업부 기자.
조성준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사실상 당선되면서 국내 산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유산업은 어쩌면 이번 미국 대선 결과를 계기로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과 대전환기에 돌입하는 수준의 변화를 겪어야 할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올 한해 내내 작황이 좋지 않은 정유업계는 바이든 당선으로 또 다른 어려운 문제를 받게 된 것이다.

반면 친환경 및 신재생 에너지 산업계는 호재를 만났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후보시절부터 역대 미국 어느 대통령보다도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2차전지와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밝은 미래가 전망된다.

특히 우리나라 배터리 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미국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 중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내에서 전기차용 배터리셀을 생산하고 있거나 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LG화학은 일찌감치 2012년에 완공한 미시간주 홀랜드시의 공장에서 이미 배터리를 생산 중인 가운데 GM과 함께 오하이오 로즈타운에 건설하고 있는 공장은 2022년 완공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2개의 공장을 짓고 있으며, 각각 2022년과 23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SDI는 미국 내 공장은 없지만 미래 전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수준에서 가장 앞서있다.

이들 업체들은 미국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탄소배출량 규제를 시행해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 경우 직접 수혜를 입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시장 규모는 중국에 이어 2위지만 전기차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2% 수준에 불과하다. 유럽(11%)이나 중국(5.4%)에 비해 내연기관 차량이 여전히 압도적인 사용량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판도가 달라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기차 보급 가속화, 전기차 구매 보조금 부활, 전기차 배터리 연구개발 및 생산 가속화 지원 등을 약속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인프라 건설에 향후 4년간 2조 달러(약 2200조원) 투자 계획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는 유럽이 그린딜을 위해 10년간 1조 유로(약 1300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구상 보다 크다.

바이든의 그간 의지로 비춰보건대 이같은 공약 이행은 취임 후 그리 오래지 않아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올해 들어 세계 시장에서 모두 점유율을 크게 늘리면서 선전하고 있다. 흔히 기술력의 파나소닉, 물량의 CATL로 여겨지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이 1위에 등극했고, 삼성SDI 역시 글로벌 사용량을 늘리면서도 꾸준한 기술력 증진과 내실 다지기에 여념이 없다. SK이노베이션도 2배 가량 사용량을 늘리는 등 톱 10에 자리를 잡았으며 미국 조지아 공장 2곳이 정상가동되면 판도를 한 번 흔들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3사는 이번 기회를 중대한 기회로 보고 사활을 걸고 미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한국 정부도 한국판 뉴딜을 선포한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도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한 뜻을 같이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 업체들은 중국의 내수 진입 장벽에 막혀 유럽시장을 공략하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의 공약이 제대로 이행될 경우 미국은 유럽 못지않은 전기차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 2의 반도체라고 하는 전기차 배터리가 미국 시장에서 질과 양 모두 성장해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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