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인수위 발목 잡고 에스퍼 전격 해임...트럼프 몽니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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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인수위 발목 잡고 에스퍼 전격 해임...트럼프 몽니 시작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11.10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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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정권 인수작업 물적지원 거부
FBI 등에 선거 수사 지시,,,소송도 병행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발언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대선 패배 이틀 만에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월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군을 동원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가 경질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돼왔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발언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대선 패배 이틀 만에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월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군을 동원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가 경질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돼왔다. 로이터=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퇴임 전 몽니가 시작됐다. 그는 조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 작업을 발목 잡는가 하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하기도 했다. 내년 1월 20일 퇴임 전까지 남은 70여 일 간 소송전과 함께 행정명령 남발·인사권 전횡이 미국을 혼란에 빠트릴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연방조달청, 정권인수 지원 거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연방조달청(GSA)은 9일(현지시간)까지도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발표하지 않고, 당선인 측의 정권 인수 작업에 필요한 사무 공간과 인력, 자금 등의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법적으로 아직 승자가 확정되지 않았다”(패멀라 페닝턴 GSA 대변인)는 이유에서다. 연방 차원의 선관위가 존재하지 않는 미국은 정권 인수 작업을 지원하는 GSA의 공식발표로 당선인 확정을 갈음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당선인 측이 GSA에 “언론이 바이든을 승자로 선언했기 때문에 GSA도 연방법에 따라 속히 대선 결과를 발표해 원활하게 정권이 이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미 이행시 법적 대응 가능성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GSA가 협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에밀리 머피 GSA 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GSA 청장이 바이든 인수위와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방검찰과 FBI서 부정선거 조사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 측은 정권 인수 작업을 발목 잡는 한편, 부정선거 소송전과 기획수사 등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연방검찰과 FBI 국장에게 서한을 보내 부정선거를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서한에서 “부정선거를 의심하는 심각한 주장은 매우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추측성이나 억지 주장은 안 된다”는 수사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고 한다.

해당 서한은 바 장관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만난 지 몇 시간 만에 작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상원에서 바이든 정부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의회 실력자가 직접 나섰다는 의미다. 실제 이날 매코널 원내대표는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성명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은 100% 그의 권한 내에서 부정행위 의혹을 살펴보고 법적 선택권을 검토할 수 있다”며 선거수사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그동안 대선 결과에 대해 침묵을 지켜온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위해 싸우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우리는 모든 합법적인 투표가 집계될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선언을 지지하고 나섰다.

▮에스퍼 전격 해임...숙청 신호탄

우려했던 인사권 전횡 등 트럼프 대통령의 몽니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에게 항명해 온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매우 존경받는 크리스토퍼 밀러 국가대테러센터 소장이 국방장관 대행을 맡는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 즉각 효력이 있다”며 “에스퍼는 해임됐다. 그의 봉사에 감사한다”고 했다.

에스퍼 장관 해임을 두고 본격적인 숙청작업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과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TF 조정관, 식품의약국·질병통제예방센터·국립보건원 과학자 다수를 해고할 수 있다”고 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도 “파우치 소장과 함께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도 해임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 1월 20일까지가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망치는 데 남은 임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불복은 물론이고 패배 화풀이 차원에서 퇴임 전 인사와 정책에서 폭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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