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트위터, ‘자유발언대’인가 ‘천덕꾸러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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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트위터, ‘자유발언대’인가 ‘천덕꾸러기’인가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3.05.28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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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구 정치부 기자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 ‘트위터’가 등장하면서 최근 2~3년 사이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이 불었다.

트위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트위터가 자유발언대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라인에서도 건강한 토론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른 SNS와 다르게 인기가 많이 시들해져 올해 들어 국내 가입자 수도 점점 감소하고 트윗 수도 크게 줄어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한 이유 중 한가지로 한국 특유의 맞팔 문화(나를 팔로잉하는 사람을 팔로해주는 것)와 정치적 트윗에 대한 ‘피로감’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맞팔 문화와 정치적 트윗에 대한 피로감은 상당부분 공집합을 이루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용자가 원치 않는 ‘쓰레기 자료’를 ‘맞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접해야 하고, 그런 쓰레기들이 자신의 타임라인을 점령하는 것을 보며 트위터를 ‘천덕꾸러기’라고 생각해 멀리한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설명한다.

특히 ‘쓰레기 자료’의 상당수가 무분별한 정치적 트윗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트위터에는 정치적 트윗을 남기는 사용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 가운데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르면 익명이라는 방패 뒤에서 상대방에 대한 욕설과 좌빨, 수꼴, 매국노 등으로 몰아가며 가차없이 인신공격을 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들이 남기는 정치적 트윗들은 상당수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아닌 ‘소설’이 많고, 이로 인해서 쓸데없는 논쟁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러다 결국 입에 담지 못할 발언들을 주고받으며 상대방을 공격하게 되고, 심하면 법정다툼까지 벌이는 일도 흔치않게 일어나고 있다.

트위터는 140자 내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발언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파급효과가 큰 트위터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왜곡되고 편협한 정치적 의견을 피력하는 등의 행위는 소모적인 논쟁만 양산해내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런 책임감 없는 태도가 지속되는 한 트위터는 건강한 토론의 장, 자유발언대로써의 매체가 아닌 그저 쓰레기들만 토해내는 ‘천덕꾸러기’로 계속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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