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화웨이 5G 장비 논란…SA가 ‘탈출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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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화웨이 5G 장비 논란…SA가 ‘탈출구’ 될까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11.0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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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국면 들어서자 LG유플러스 또다시 ‘뭇매’
28㎓ 대역 5G 장비 공급사 선정 ‘눈앞’…SA 상용화해야 화웨이 배제 가능
LG유플러스 “5G SA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28㎓ 장비에 적용은 미지수
LG유플러스는 5G 단독모드(SA) 상용화를 위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능을 개발했다고 7월 밝혔다. 사진은 LG유플러스 직원들이 마곡 사옥에서 5G 네트워크 품질을 모니터링하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5G 단독모드(SA) 상용화를 위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능을 개발했다고 7월 밝혔다. 사진은 LG유플러스 직원들이 마곡 사옥에서 5G 네트워크 품질을 모니터링하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LG유플러스가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중국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어서다. 미국 정부의 반(反)화웨이 기조가 나타날 때마다 LG유플러스는 늘 구설에 올랐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화웨이 리스크’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으로 5G 단독모드(SA) 상용화가 거론된다. LG유플러스는 2013년 LTE망 구축부터 화웨이 장비를 사용해와 ‘호환성’을 이유로 5G 장비에도 화웨이를 선택했다. 현재 국내 5G는 비단독모드(NSA) 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어 기술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5G NSA는 제어 부분은 LTE망, 데이터 부문은 5G망으로 분리 운영된다. 이 때문에 LTE 장비와 5G 장비와의 호환성이 중요했다. 이전 장비를 모두 걷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LG유플러스가 화웨이 5G 제품을 일부 차용한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통3사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할 때 NSA 방식의 3.5㎓ 대역 장비를 기반으로 망을 구축했다. LG유플러스만 이 과정에서 전체 장비 중 30%가량 화웨이 제품을 선택했다. 이 장비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설치됐다.

이는 SK텔레콤과 KT가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슨의 장비만을 들여온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여 LG유플러스가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압박을 받은 원인이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국내 이통3사의 5G 통신망 구축 현황을 두고 “SK텔레콤과 KT는 깨끗한 통신사”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에서 우리 정부에 ‘화웨이 등 중국 통신업체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통신 장비에 백도어(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비)를 심어 세계 주요 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기고 있다고 본다. 미국 정부는 5G망 구축이 본격화될 시점인 2018년부터 화웨이 통신장비 배제를 다른 국가에 적극 권유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사용은 국내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4.15 제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가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당시 사전투표 전산망을 단독입찰을 통해 운영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기업은 믿을 수 없다”는 식의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한 국내 이통3사는 현재 차세대 5G 인프라인 28㎓ 대역 망 구축을 추진하며 통신장비 공급 기업 선정을 앞두고 있다. 화웨이 장비에 대한 국내외적 압박에서 벗어나야 하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선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번에도 화웨이 장비를 선택한다면 미국 정부의 압박은 물론 국내에서도 뭇매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다시 화웨이를 선택하지 않으려면 SA 상용화에 성공해야한다. SA 방식은 NSA와 달리 제어와 데이터 모두 5G망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때문에 기존 장비와의 호환 문제가 적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8㎓ 대역 장비가 본격적으로 설치되기 이전에 SA 상용화 기술을 개발해야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현재 두 기술 모두 최적화 단계에 있어 시점은 확정 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리스크와는 별개로 5G SA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5G SA 표준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기업의 장비 간 연동해 서비스 제공 시연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이동통신 기지국 및 코어 장비에 이어 유선망 구간에서 활용 가능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능을 개발, 5G SA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올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우려하는 화웨이 보안 문제와 관련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SA 구현 시점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여러 대안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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