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선거갈등에 곳곳서 폭력사태...백악관에도 트럼프 장벽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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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선거갈등에 곳곳서 폭력사태...백악관에도 트럼프 장벽 설치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11.0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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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계기 갈등 증폭...내전 돌입 태세마저 감지
대선 결과 후폭풍 우려 유혈·약탈사태 두려움 확산
미국 대선을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의 한 상점에서 인부들이 매장을 보호하기 위해 합판을 설치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도시의 백화점과 상점들은 대선 이후 발생할 소요 사태와 약탈을 우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의 한 상점에서 인부들이 매장을 보호하기 위해 합판을 설치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도시의 백화점과 상점들은 대선 이후 발생할 소요 사태와 약탈을 우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미국 대선 와중에 미국 전역에서 친트럼프 진영과 반트럼프 진영이 정면충돌하며 폭력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워싱턴DC의 백악관 앞에는 이른바 '트럼프 장벽'으로 불리는 보호장벽까지 등장했다. 당장이라도 내전에 돌입할 것 같은 긴장감이 돌면서 대선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백악관 철조망 차단벽...주방위군 비상대기

2일(이하 현지시간) NBC뉴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대선의 후유증을 우려해 철조망으로 제작된 차단벽을 구축했다. 백악관은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에 분노한 시위대가 난입을 시도한 이후 주변에 철조망을 두른 바 있다. 이번 차단벽은 백악관 비밀경호국이 보안대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전 철조망을 더욱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현지언론을이 '요새화 작업'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강화된 차단벽이다.

수도인 워싱턴DC에선 백악관 외에 '시위 메카'로 꼽히는 라파예트 광장에도 철조망을 보강한 이른바 '트럼프 장벽'이 세워지고 약탈 우려가 높은 상점가 일대는 쇼윈도를 합판으로 막고 있다. 워싱턴뿐만 아니라 뉴욕 맨해튼의 명품 거리를 비롯해 미 전역의 주요 도시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준비 태세를 갖추는 상황이다. CNN방송은 "미국 전역의 주요 상가들이 선거 이후 소요 사태와 약탈에 대비하기 위해 서둘러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며 "상인들이 선거일 이후 양쪽 지지자들의 물리적 충돌로 유혈사태나 선거 결과에 반발한 약탈 사태 등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전역의 주방위군도 비상이다. 워싱턴DC에서는 주방위군 250명에 비상대기 조치가 취해졌고, 일부 주정부들은 선거 폭력사태 경계 태세에 돌입한 상태다. 미국의 관련법에 따르면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대통령은 주방위군을 동원할 수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이미 10개 주정부가 방위군의 비상 활동을 승인했으며 이번주에는 14개의 주정부가 추가로 승인을 마칠 예정이다.

▮선거 직전 곳곳서 양측 지지자들 충돌사태

이 같은 조치가 당연하다는 듯 선거 직전 미국 곳곳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트럼프 대통령 반대자들 간 충돌이 발생했다. CNN방송과 USA투데이,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전역에서 막판 차량 선거운동을 진행했고, 이 때문에 극심한 교통 정체가 발생했다. 이들은 트럼프 캠프 선거 구호인 '미국은 다시 위대하게(MAGA)' 문구가 박힌 모자를 쓰고 깃발을 흔들며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이 시위로 뉴욕 화이트스톤 다리와 마리오 쿠오모 다리, 뉴저지 가든 스테이트 파크웨이, 콜로라도 470번 고속도로가 마비됐다고 한다. 

또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미 동부 버지나아주 리치먼드에서는 지난 1일 오후 차량 유세에 나선 트럼프 지지자들이 총기를 동원해 반트럼프 유권자들을 위협했다. 차량을 타고 가던 트럼프 지지자들은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인근에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호신용 후추 스프레이를 분사하고, 빈 차량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이에 반트럼프 유권자들은 리 장군 동상 주변에 트럼프 선거 깃발을 불태우고 환호성을 질렀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텍사스 고속도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깃발을 단 차량 행렬이 민주당 선거운동 버스를 둘러싸고 위협을 가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버스에 탄 사람들을 향해 폭언과 욕설을 퍼부으며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버스 진로를 막으려 한 것. 이에 버스에 타고 있던 민주당 선거운동 관계자들이 911에 전화하면서 경찰의 도움으로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해당 사건의 동영상을 올리며 "나는 텍사스가 좋다"고 격려했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우리 미국에서 지금까지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 머콤카운티 유세에서 "그들은 어제 그(바이든)의 버스를 보호했다"며 재차 지지자들을 옹호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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