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점유율 급락한 화웨이, 몰락 현실화…韓기업 “타격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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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점유율 급락한 화웨이, 몰락 현실화…韓기업 “타격 미미”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11.02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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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점유율 한 분기 만에 6%p 하락
中 내수시장 6년 만에 첫 ‘역성장’… 국내 기업, 단기 손실도 적어
미국 정부의 제재로 인한 화웨이 몰락이 가시화 되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타격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제재로 인한 화웨이 몰락이 가시화 되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타격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중국 정보기술(IT) 굴기 상징 ‘화웨이’의 몰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화웨이 공백으로 인한 국내 제조사들의 타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화웨이는 그간 미국 정부의 제재를 지속적으로 받으면서도 중국 내 수요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세계 모든 반도체 제조사의 제품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제품 생산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견고한 모습을 보인 스마트폰 부문을 비롯해 사업 전반에서 하락이 가시화되고 있다.

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의 올 3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점유율은 14%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화웨이는 직전 분기 이 조사에서 점유율 20.2%로 삼성전자를 0.2%p 앞지르며 창사 이래 첫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삼성전자와 격차가 8%p로 벌어졌고, 자체 점유율도 불과 한 분기 만에 6%p 하락했다.

중국 내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화웨이의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3420만대로 작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화웨이의 분기별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은 2014년 이후 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화웨이가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춤하게 된 원인은 미국 정부의 제재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2018년 8월 화웨이를 상무부의 거래 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리면서 본격적인 견제를 시작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공급을 제한하는 제재를 시작했다. 화웨이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가 빠진 것은 이때부터다.

미국 정부의 제재는 그간 중국 내 화웨이 소비 촉진의 원인이 됐다.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 속에서도 지속 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은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이에 지난 5월 화웨이가 독자 설계한 반도체 부품을 TSMC를 포함한 세계 어느 파운드리 업체에게 위탁 생산할 수 없게 하는 새 제재를 시작했다. 9월에는 화웨이에 ‘반도체 원천 수급 불가’ 조치를 내렸다. 그간의 제재와는 다르게 제품 생산 자체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지난 9월부터 시작한 제재에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도 영향권 안에 들어가 단기적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화웨이가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부터 사들인 부품은 약 13조원 규모에 달하는 만큼 ‘큰손’을 잃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화웨이와 거래가 끊긴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은 그 여파를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화웨이가 미국 제재 직전 긴급 물량 요청을 넣은 점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도 작년 3분기 영업이익보다 175.9% 증가한 1조3036억원이다.

올 4분기에도 샤오미·오포 등 중국 내 IT기업들이 화웨이 공백을 본격적으로 차지하게 되면서 매출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샤오미는 올 3분기 스마트폰 4620만대를 세계 시장에 판매하며 13% 점유율을 기록, 처음으로 애플을 제치고 3위 자리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을 통해 “(화웨이) 제재 본격화 이후 중국 고객사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상반기 얼어붙은 소비심리 회복되고 있어 4분기 모바일 수요는 D램·낸드 모두 견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도 “전략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거래 선이지만 아직 대규모 물량을 공급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사업 영향도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화웨이의) 사업이 재개되면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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