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협회장 하마평 '官'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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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협회장 하마평 '官' 일색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11.0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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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협회장 후보 5인 모두 관료출신
생보협·은연회장까지 前官 싹쓸이 조짐
정부에 입김 불어넣을 '대관' 능력 부각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협회장 자리가 모두 '관료 출신'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은행연합회 등 주요 금융협회들이 새로운 회장 선출에 나선 가운데 후임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이들 대부분이 금융감독당국과 경제부처 고위 관료 출신의 이른바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다. 2016년 사상 처음으로 6대 금융협회장을 모두 민간인 최고경영자(CEO)로 채운지 4년 만에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는 27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오는 5일 임기가 끝나는 김용덕 회장 후임으로 5명의 후보를 결정했다. 추천된 인사는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김성진 전 조달청장, 강영구 메리츠화재 사장, 유관우 전 금감원 부원장보 등이다. 모두 관료 출신. 

정지원 이사장과 김성진 전 청장과 진웅섭 전 원장은 모두 행정고시 출신 금융관료다. 강영구 사장과 유관우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 임원을 지냈다. 회추위는 2일 3차 회의를 열어 회장 후보를 단수 또는 복수로 추천할 계획이다.

생보협회는 이달 초 회추위를 구성해 후보군을 추릴 방침이다. 현 신용길 생보협회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초 까지다. 진웅섭 전 금감원장과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정희수 보험연수원장 등이 후임으로 오르내린다. 최근엔 손보협회장 유력 후보인 진웅섭 전 원장이 생보협회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진 전 원장은 행정고시 17회로 재무부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금감원장을 지낸 금융통이다.

은행연합회도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태영 회장 후임 선임을 위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후보로는 임종룡·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임 전 위원장은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등을 역임했으며, 행시 25회 출신인 최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과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을 지냈다.

이미 협회장 중 자리를 꿰차고 있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과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역시 금융당국 출신들이다.

금융투자협회만이 유일하게 대신증권 사장을 지낸 나재철 회장이 민간 출신으로 협회를 이끌고 있다. 

금융협회의 관료 출신 협회장 선호 현상은 정부에 ‘입김’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힘 있는 인물을 원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의 주된 업무가 '대관'인 만큼 관료 출신 협회장이 최근 금융권의 분위기에 적임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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