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혁신학교' 신규 신청 감소…일선 학교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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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혁신학교' 신규 신청 감소…일선 학교 '시들'
  • 조성호 기자
  • 승인 2013.05.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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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놔두고 교육과정 전환 어려워"

[매일일보] 진보교육감의 최대 역점 사업 중 하나인 혁신학교에 대한 광주지역 일선 학교, 학생, 학부모의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다.

혁신학교 지정을 위한 예비혁신학교 신청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 혁신학교를 모델로 학교문화혁신 확대에 나서려는 시교육청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27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예비혁신학교 신청을 지난 16일 마감한 결과 관내 초·중·고교 중 5곳이 응모했다.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고교 2곳 등 모두 5개교로 지난해 9개 학교가 예비혁신학교를 신청했던 것에 비하면 올해 신청학교가 크게 감소했다.

혁신학교가 되려면 예비혁신학교에 먼저 지정돼 1년간의 시범운영기간을 거쳐야 한다.

학년 초 예비혁신학교를 신청해 1학기 중 심사를 거쳐 지정받고 2학기 중 다시 서류심사와 심사위원들의 현장방문, 최종 심의를 통과해야 연말에 혁신학교로 지정될 수 있다.

시교육청은 올해 혁신학교 수 확대와 혁신학교 문화의 일반 학교 전파를 위해 예비혁신학교 지정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12차례 했던 혁신학교 설명회도 올해는 28차례로 늘렸지만 결과는 지난해보다 좋지 못했다.

설명회를 했던 학교의 한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설명회 하자고 해서 하긴 했는데 입시를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혁신학교는 '노는 학교'라는 이미지가 강해 학부모 반대가 크다"고 전했다.

혁신학교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진 것은 이미 예견됐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관내에서 혁신학교로 운영 중인 18개교도 기존 학교보다는 대부분 신설학교 위주로 지정됐다.

기존 학교의 외면으로 혁신학교 지정이 신설학교 위주로 될 수밖에 없었는데 학생 수 감소로 학교 신설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혁신학교 신규 지정도 어렵게 된 셈이다.

시교육청은 혁신학교 운영의 장점이 널리 알려지면 기존 학교도 신청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으나 아직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시교육청이 실시한 혁신학교에 대한 만족도 조사의 점수가 75점에 불과한 데다 교육의 대상인 학생 만족도보다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만족도가 높아 "혁신학교 운영이 학생보다는 교사 위주가 아니냐"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사립 중학교의 한 관계자는 "혁신학교 프로그램을 무작정 전파하는 것보다는 정확한 진단과 컨설팅을 통해 문제점을 먼저 보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은 일단 예비혁신학교 신청 접수기간을 다음달 4일까지 연장하고 5~6개교와 협의에 나서는 등 일선 학교에 관심을 독려하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수의 학교가 더 신청할 지 미지수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접수가 끊겨서 신청기간을 연장한 것이 아니라 준비가 미비한 학교들의 연장 요청에 따른 것이다"며 "혁신학교의 필요성과 교육과정의 우수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만큼 혁신학교 확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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