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 비전…반도체 중심 ‘선택과 집중’ 벌써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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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 비전…반도체 중심 ‘선택과 집중’ 벌써 성과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10.2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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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의지 ‘반도체 대규모 투자’…글로벌 경쟁력 확보
뉴삼성 ‘순항 중’…‘경제 활성화 3개년 대책’과 ‘반도체 비전 2030’
기술 통한 미래 먹거리 마련 ‘속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인근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인근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그룹의 핵심 비전은 ‘뉴삼성’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부회장의 경영 방향에 따라 삼성그룹의 ‘선택과 집중’ 사업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집중한 반도체 산업에서 올 3분기 뚜렷한 성과가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66조9600억원이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이 중 28.07%가 반도체 부문에서 나왔다.

이 부회장은 고(故) 이 회장이 쓰러진 지난 2014년부터 사실상 삼성그룹을 전면에서 이끌어왔다. ‘뉴삼성’은 지난 5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진행하며 내놓은 비전이다. ‘4세 경영과 무노조 경영’ 포기를 선언하고, 인재 발굴과 신사업 도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발표한 시점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업계에선 뉴삼성의 핵심축으로 ‘경제 활성화 3개년 대책’과 ‘반도체 비전 2030’을 꼽는다. 경제 활성화 대책은 2018년 ‘미래 산업 육성’을 목표로 내놓은 전략이다. 3년간 국내 130조원·해외 5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 직접 채용해 국내 경제에 보탬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계획이 발표된 이후 삼성그룹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 등에 약 110조원을 투입했다. 현재 당초 목표했던 전체 180조원 투자 중에서 국내 투자 예상치였던 130조원을 초과한 상태다. 또한 4만명의 채용 계획도 80% 이상 달성했다.

삼성그룹은 이 3개년 대책을 통해 △인공지능(AI)·바이오·5G·전장부품 등 4대 미래성장 사업 육성 △혁신 생태계 조성 기여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올렸다.

이 부회장은 여기에 더해 반도체 육성에도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지난해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 전략으로 투입된 금액은 ‘경제 활성화 3개년 대책’에도 포함된다. 2021년부터 집행되는 투자금은 ‘반도체 비전’ 전략으로만 사용되는 재원이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1위 달성에 도전해 꼭 해내겠다”며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성공을 위해 사람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D램·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에선 세계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한 1위 기업이다. 그러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선 전체의 약 4%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다소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전자기기에 ‘두뇌’ 역할을 하는 제품이 많아 시스템반도체로 불린다. 이 시장은 제품을 설계하는 ‘팹리스’와 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로 구분된다.

파운드리 분야는 대만의 TSMC가 시장의 50%를 점유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8.8%로 2위다. 반도체 비전으로 마련된 재원을 통해 극자외선(EUV)을 기반으로 한 미세공정을 마련, TSMC를 추월하겠다는 포부다.

이 부회장의 강한 의지로 추진되고 있는 반도체 비전의 성과는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IBM·엔비디아·퀄컴 등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 대형 수주 계약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파운드리 부문에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팹리스 분야에서도 전문 인력을 대규모로 확보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 상반기 박사급 인력 500여명을 신규 채용했다. 연말까지 약 500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으로 최근 선임하기도 했다. 그는 뇌 기반 알고리즘의 AI 연구를 개척한 석학으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총수로 지정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본인만의 경영 철학을 드러내며 비주력 산업을 정리하고, 주력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식으로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고 있다”며 “경영 일선에 나선 지 불과 6년밖에 안 됐지만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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