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지난 8월까지 고공행진을 보이던 금 가격이 3분기 들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던 금 펀드 수익률도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2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11개 금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79%로 집계되고 있다. 금 펀드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기초자산인 금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7일 그램(g) 당 7만8438원까지 올랐던 국내 금 가격은 이번 달 26일 그램 당 6만8981원까지 떨어졌다. 금 가격은 올해 초만 해도 코로나19 여파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치솟으면서 상승했었다. 다만 이후 주식시장이 회복하면서 투자자들도 등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금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금 유입도 지지부진하다. 개인들은 지난 달 4일부터 이달 26일까지 'KODEX 골드선물'을 5448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연초 이후 1991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던 국내 11개 금 펀드의 최근 1개월 간 유입액도 12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다만 투자 수요가 여전해 내년에도 여전히 금 시세가 높은 수준에서 거래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글로벌 금융데이터 분석업체인 레피니티브가 발간한 ‘2020년 3분기 금속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에도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여전해 금 시세가 높은 수준에서 거래될 것. 다만 가격의 증가세는 다소 느려질 수 있다”고 했다.
내년 금 가격의 핵심으로는 투자수요의 흐름이 꼽힌다. 금은 역사적으로 미국 실질금리가 하락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고,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때 수요가 늘어난다. 각국이 상당한 규모로 재정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실질 금리는 낮아지고, 금 수요는 증가할 공산이 크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금값 상승 조건과 관련해 “유럽 각국에서 코로나19 관련 봉쇄 등 제한 조치를 내놓으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우다”면서 “미 Fed가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와중에 상당 수준의 재정 부양책이 나오는 경우다. 이는 미국 실질금리를 낮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선 저금리 대응용으로 금을 찾는 이들이 더 늘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