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를 사무총장으로" 美 지지 vs 中·EU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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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를 사무총장으로" 美 지지 vs 中·EU 반대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10.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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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다수가 상대후보 지지" 사실상 자진사퇴 압박
지난 9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9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모든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를 얻어야 최종 선출될 수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을 두고 미국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이는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쪽으로 승부가 기울어지자 제동을 걸고 나선 것. 나이지리아 후보는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총력전을 벌였지만 한국 편을 든 국가는 미국 등 소수에 불과했던 셈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들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은 WTO의 다음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 본부장은 성공적인 통상 협상가와 무역정책 입안자로서 25년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진정한 통상 전문가”라며 “이 조직의 효과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한 USTR은 “지금 WTO와 국제 통상은 매우 어려운 시기다. 25년간 다자간 관세 협상이 없었고 분쟁 해결 체계가 통제 불능이며 기본적인 투명성의 의무를 지키는 회원국이 너무 적다”며 “WTO는 중대한 개혁이 매우 필요하다. 현장에서 직접 해본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미국의 공개적 입장표명은 사무총장 선출을 논의하기 위한 각국 대사 회의에서 다수가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한 뒤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164개국 만장일치 추대 형식으로, 일부 국가가 반대 의견을 고집할 경우 투표를 통해 선출한다. 그러나 앞서 이뤄진 WTO 신임 사무총장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164개국 회원 중 104개국의 지지를 받으며 우세한 상황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과 EU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TO는 이런 선거전 상황을 그대로 전하며 사실상 유 본부장의 자진사퇴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통보받고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을 논의했다. 현재 유 본부장은 WTO의 제안대로 나이지리아 후보가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후보직을 사퇴하거나, 마지막 절차인 회원국 협의에서 역전을 노리며 11월 9일까지 버티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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