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는 28일 미국 주도의 중국 압박을 위한 안보 협의체로 평가되는 '쿼드'에 대해 아직 제도화된 공식 협의체가 아니라고 밝혔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세종연구소와 미국 헤리티지 재단이 개최한 서울-워싱턴 포럼 화상회의에 참석, 쿼드의 성격에 대해 "아직 제도화되거나 공식 협의체로 기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쿼드의 인지도와 중요도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고 (참여국 간에) 많은 이해관계와 가치관을 공유 중"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정례화 여부나 참여국가에 대해 배타적으로 할지 포용적으로 할지 등의 결정 단계에는 도달하지 않았다"고 했다.
쿼드는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4개국이 중국을 겨냥한 동맹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미국은 여기에 한국과 뉴질랜드, 베트남 등을 추가하는 '쿼드 플러스'로의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참여한다면 경제·군사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회의에서는 한국의 쿼드 참여에 대한 엇갈리는 의견들도 나왔다. 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은 "우리의 원칙은 투명성, 공개성, 포용성이고 이 세 원칙이 유지돼야 모든 이니셔티브 참여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한국의 쿼드 참여결정이 불가피한 사안임을 지적했다. 그는 "쿼드는 점점 공식화된 조직이 돼가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 입장에선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문제"라고 했다. 전재성 서울대 교수도 "(쿼드가) 지금은 느슨한 협의체이지만 좀 더 강경한 집합 안보체로 가면 가입이냐 탈퇴냐의 문제로 갈 수 있다"며 "한국 입장에선 굉장히 난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