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 유족 "기회 외면·과정 처참·결과 유린"
상태바
피살 공무원 유족 "기회 외면·과정 처참·결과 유린"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10.28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방장관과 해경청장 해임 요구
국방부 등 靑보고내용 공개요구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21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연평도행 여객선에 승선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21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연평도행 여객선에 승선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연평도 해상에서 북한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가족이 28일 청와대를 향해 “(사건 수습) 기회는 철저히 외면 당했고, 과정은 처참히 찢어졌으며 결과는 무자비하게 유린당했다”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피살 공무원 이모씨의 형 이래진(55)씨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상소문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안전과 평화 그리고 인격이 존중받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유엔은 물론이고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가족들까지 적극적으로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도와주는데 왜 우리나라는 자국민을 이토록 박해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씨는 서욱 국방부 장관,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그는 해양경찰청이 ‘자진 월북’이라고 발표한 것과 국방부가 말바꾸기를 했다며 “숨진 동생을 ‘자진 월북’한 것으로 무리하게 몰아가는 해경은 이제 그만 수사에서 손을 떼라”고 했다.

또한 이씨는 이날 청와대에 실종사건 수사를 해양경찰청에서 타 기관으로 이전해 줄 것을 요청하고, 청와대에 이씨 실종 당시 국방부·해경·해수부가 청와대에 보고하고 해당 기관에 지시한 서류 등도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씨는 “월북 정황이 명백하다는 해경의 중간발표와 국감 당시 국방부가 시신 소각을 오인 관측했다는 오락가락 발표로 인해 숨진 동생의 명예는 훼손되고 유족의 인권은 유린당했다”며 “사건 발생 당일 문재인 대통령은 언제 어떻게 보고를 받았고 거기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했던 웜비어 사건을 두고 미국 정부는 경제·외교적으로 갖은 노력을 다했는데 우리나라 정부는 도대체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달라”고 했다.

이와 관련, 이날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가진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 “투명하게 사실을 밝히고 정부의 책임을 다할 것이지만 한편으론 평화체제의 절실함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