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LG·SK 배터리 소송 최종 판결 12월로 재연기…그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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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C, LG·SK 배터리 소송 최종 판결 12월로 재연기…그 의도는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10.2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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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SK이노베이션 모두 뜻밖의 재연기 공지에 내부 논의
미국 내 SK이노베이션 사업 관련 부담 느낀 것 아니냐는 의견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연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결정을 재차 연기하면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오전 4시 경(현지시간) ITC는 위원회 투표를 통해 12월 10일로 최종판결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달 5일로 예정됐던 최종 결정일을 이날로 미룬 데 이어 다시 6주 더 연기한 것이다. 그 배경이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ITC의 최종 판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던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예상을 깬 ITC의 공지를 접하고 새벽부터 분주하게 내부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모두 소송 장기화 부담이 가중되면서 합의를 위한 협상을 본격 재개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선 나온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이날 오전 입장문에서 합의에 대해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이 먼저 “ITC가 이 사건 쟁점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판결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다만 소송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ITC 소송에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며 “더불어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판결 연기를 두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에 대한 ITC의 고심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기업인만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패소 판결이 나오는 데 대한 의견이 미국 내부에서도 분분하다.

최근 미국 대선과 맞물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SK이노베이션에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거부권을 행사할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ITC가 판결을 연기할 수는 있지만 두 차례에 걸쳐 두 달 넘게 미루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조기판결 내용대로 LG화학의 손을 들어주기에 앞서 두 회사에게 시간을 주고 합의에 이르기를 바라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코로나 19라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판결 일정이 특별한 이유도 공개하지 않은 채 두 번이나 미뤄지는 것은 여러모로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LG화학 측은 “ITC에서 이달 들어 판결 일정을 두 차례 연장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어 코로나19 영향 등에 따른 단순 순연으로 보인다”며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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