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전세값…학군지 전세시장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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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전세값…학군지 전세시장 초비상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10.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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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렉슬’ 전세가격, 7월 대비 4.5억원 올라
목동도 급등세…“연말까지 상승세 이어갈 듯”
서울 양천구 목동의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학군지 전셋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실거래가가 지난 7월 대비 4억원 이상 오른 단지도 출몰했다. 학군수요가 연초까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학군지 전세대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84㎡는 지난 20일 17억7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이 단지 같은 평형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 7월만 해도 13억2500만원이었다. 석달 사이 전셋값이 4억5000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도곡렉슬’ 전셋값 상승의 배경에는 인근 대치동 전셋값 상승이 있다. 도곡동은 대치동과 맞닿아있어 학군을 일부 공유한다. 특히 ‘도곡렉슬’은 대치동과 길 하나를 두고 맞닿아 있어 학군을 기준으로는 사실상 대치동이나 다름없다. 대치동의 전셋값 상승이 자연스럽게 도곡동의 전셋값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앞서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9일 보증금 13억원 월세 21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가 제시한 전·월세 전환율 2.5%를 적용하면 전세보증금은 20억원을 훌쩍 넘는 23억800만원이다.

구축 단지의 호가도 상승세다. 대치동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은마’ 전용 84㎡ 전세는 7억~9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지난 7월 평균 전셋값은 5억5300만원이었다.

서울의 또 다른 대표 학군지인 양천구 목동도 전셋값이 급등하는 추세다. 목동신시가지3단지 전용 116㎡ 전세는 지난 23일 13억원에 계약됐다. 지난 6월 같은평형 전세가 9억5000만원에 체결됐던 단지다. 넉달 사이 전셋값이 3억5000만원이나 올랐다.

목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13억원에 나온 전세가 비싸긴 하지만 이마저도 전세매물이 귀하다보니 금방 계약이 체결됐다”며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저렴하게 표기되는 매물들은 대부분 임대사업자 물건이거나 기존계약 연장이라 5%밖에 안 오른 매물들이다. 지금 신규전세는 가격도 비싼데 구하기도 힘들다”고 귀띔했다.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전세매물 수는 지난달 18일 100건 아래로 떨어진 뒤 40~80건을 오가고 있다. 양천구 목동도 같은달 10일 100건 아래로 떨어진 후 한때 63건으로 떨어진 바 있다.

학군지 전세난은 연초까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3월 개학에 맞춰 전입하려는 수요가 통상 10월부터 1~2월까지 몰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임대차법의 영향으로 기존 세입자 대부분이 기존 계약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세물량 공급도 줄어 전셋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치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셋값 호가는 통상 연말연시에 오르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1~2월이 되면 정점에 달한다”며 “올해는 전셋값이 얼마나 오를지 감도 안 잡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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