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金이 쏜 총에 윤석열 대신 박순철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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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金이 쏜 총에 윤석열 대신 박순철이 맞았다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10.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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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조현경 조민교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을 정조준 해 고강도 비판과 추가폭로에 나섰지만 윤 총장은 국감에서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른바 자신에 대한 ‘찍어내기’에도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사의를 표명한 사람은 윤 총장이 아닌 라임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의 박순철 지검장이었다. 당초 추 장관 라인으로 알려졌던 그는 윤 총장을 옹호하며 정치와 언론이 자신들의 편의대로 정치검찰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격정을 토했다. 추 장관의 전날 메시지와 김 전 회장의 옥중 추가폭로를 보도한 언론을 겨냥한 발언이다.

윤 총장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추 장관을 향해 심중에 담아둔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중범죄자(김 전 회장) 얘기 하나 가지고 검찰총장 배제는 비상식적”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중상모략은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 등 특유의 직설적인 발언이었다.

윤 총장은 특히 자신을 향한 정권의 압박에 대해 “제가 2003년에 대선자금 수사팀에 파견을 나가서 대통령 측근들 수사를 했는데, 당시 수사에 관여했던 선배 검사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인사가 났다”며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과거보다 상황이 안 좋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촛불정부를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오히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탄압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이 자리가 무겁고 국민들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정치와 사법이라고 하는 것은 참 이게 크게 바뀌는 게 없구나 그냥 편하게 살지 왜 이렇게 살아왔나, 그런 생각도 많이 든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이에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저희는 원칙대로 수사를 하기 위해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 또 “임기는 취임하면서 국민과 한 약속이라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은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힘 있는 사람에 대한 수사는 여러 불이익을 각오해야 하는게 맞다”면서도 “이게(수사에 대한 탄압이) 너무 제도화되면 힘 있는 사람에 대한 수사에 그 누구도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이 우려가 된다”고 했다.

실제 윤 총장 수사지휘권 박탈의 원인이 된 라임 수사 책임자인 박 지검장은 윤 총장 국감 직전 사의를 밝혔다. 그는 여권과 일부 언론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수사검사들을 정치검사로 몰아가고 있으며 윤 총장 배제는 부당하다는 취지의 이유를 들었다. 강골인 윤 총장은 결사항전 의지를 굳혔지만 박 지검장은 버티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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