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OE, OLED 사업 전방위 확대…韓 기업, 제2의 ‘치킨게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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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BOE, OLED 사업 전방위 확대…韓 기업, 제2의 ‘치킨게임’ 우려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10.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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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애플의 아이폰12에 OLED 패널 소량 공급한 듯
애플의 까다로운 품질 테스트 넘어…OLED 기술 추격 ‘시간문제’
韓 LCD 생태계 무너뜨린 中…삼성·LG 독점적 지위 흔들리나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 시리즈 제품 이미지. 사진=애플 제공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 시리즈 제품 이미지. 사진=애플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BOE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용한 커버 윈도 울트라신글라스(UTG) 기술 확보에도 나섰다.

아직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과 기술력 차이가 나지만 BOE가 이를 따라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이에 따라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OLED에서도 ‘치킨게임’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LCD 패널을 대량으로 생산해 ‘저가 공세’를 펼쳤다. BOE는 이 흐름에 첨병 역할을 했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기업에 밀렸고, 대형 LCD 패널 사업에서 적자를 볼 수밖에 없었다. 국내 기업들은 올해부터 LCD 사업을 축소하고, OLED 사업에 집중하며 ‘기술력’을 통한 반등에 나섰다.

22일 대만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BOE는 최근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에 소량의 OLED 패널을 공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BOE는 아이폰12 6.1인치 모델에 이달 말부터 패널 납품을 시작한다. 업계에선 아직 BOE가 애플의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는 중이고, 통과했더라도 수리용 제품에 불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의 품질 테스트는 무척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다. 실제로 중소형 OLED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한 삼성디스플레이도 아이폰12 시리즈 OLED 패널 양산 과정에서 품질 불량 이슈가 나오기도 했다. 자체 테스트에선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애플 평가서 일부 화소의 신호가 약하게 측정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패널 생산 기업 중 가장 기술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기업이다. 이들도 애플의 테스트 문턱을 쉽게 넘지 못할 정도로 기준이 까다롭다. BOE는 그간 애플을 비롯해 삼성전자에도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패널 공급을 타진해왔지만, 낮은 수율과 품질 문제로 채택 되지 않았다.

그러나 소량이지만 아이폰12 시리즈에 공급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술력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BOE가 애플에 내년부터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애플은 일부 모델에 LCD 사용했던 전작과 달린 이번 아이폰12 시리즈에는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라고 명명한 OLED 패널을 적용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중국 기업이 장악한 LCD 사업을 철수하고 OLED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은 OLED 패널 전 분야에 걸쳐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소형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바일 플렉시블(유연한) OLED에서 시장 점유율 72.6%로 1위를 차지했고, 리지드(단단한) OLED 패널 시장에선 89.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대형 OLED 패널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다.

이런 독점적 지위가 BOE를 비롯해 중국 기업의 공세로 흔들릴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LCD 사업에서도 현재 OLED처럼 독점적 지위를 유지한 바 있는데, 이 같은 사업 축소가 다시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BOE의 최대 고객사는 화웨이였으나, 최근 미국 제재로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이 무너지고 있어 새로운 공급처 마련이 시급했을 것”이라며 “현재 국내 기업들과 기술력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BOE가 외부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만큼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BOE의 애플 납품이 과거 LCD에서 벌어졌던 치킨게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애플은 그간 스마트폰 패널 전량을 삼성디스플레이에 맡겨왔던 기조에서 벗어나 공급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2017년 출시한 ‘아이폰X’에 처음으로 OLED를 적용한 이후 삼성디스플레이 제품만을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LG디스플레이와 아이폰12 시리즈 4개 모델 중 1개 모델에 대한 공급 계약을 맺는 등 디스플레이 기업 간 경쟁을 유도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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