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수장 줄줄이 임기만료…낙하산 바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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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업 수장 줄줄이 임기만료…낙하산 바람 예고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10.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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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26일 후보추천위 구성...민병두·손병두 등 거론
은행연합회·코스콤 수장 선임도 관심...관료 출신 유력
거래소를 시작으로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인선 절차가 본격화된다. 사진은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거래소를 시작으로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인선 절차가 본격화된다. 사진은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거래소, 코스콤 등 금융공기업의 수장 자리에 어떤 인사가 올 지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정치권과 관료출신 인사들이 대거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공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한국거래소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오는 11월 1일로 3년 임기가 만료된다.

한국거래소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사외이사 5명,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사 대표 각 1명, 금융투자협회 추천 2명 등 총 9명의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을 완료했다.

추후 모집공고를 통해 지원을 받고 서류 심사 및 면접과 추천위의 추천을 거쳐 36개사가 참여하는 주주총회에서 새 이사장을 최종 선임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임기만료 한 달 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이미 위원회 구성을 마쳤다”며 “향후 공모를 통해 이사장 후보를 단수 선정해 주총에서 최종 선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이사장 후보군으로는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운열 전 의원,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중 민병두 전 의원과 최운열 전 의원은 올해 상반기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설까지 돌 정도로 다른 기관 유력 후보로도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민 전 의원은 20대 국회 정무위원장 위원장을 거칠 정도로 금융 분야나 국정과제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한 점이 강점이다. 특히 거래소 이사장 자리는 낙하산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자리인 만큼 국회의원들 입장에서 이사장 자리를 차지하기에도 다른 기관보다 부담이 없는 편이다.

최근엔 도규상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도 전 비서관은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금융위에서 대변인과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위원장 정책보좌관 등을 거쳐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을 역임한 뒤 청와대에 파견됐다. 금융권에서는 도 전 비서관이 차관급 자리에 영전해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그는 부산 출신으로,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거래소 특성상 부산 지역의 정서와 부합하는 인물이 새 이사장으로 오는 것이 적합하다는 평가다.

거래소와 함께 11월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의 후임 자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은행연합회장 후임 인선 절차는 오는 26일 정기 이사회를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이날 선출 방식, 세부 일정 등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전에도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둔 한 달 전 인선 논의를 본격화했다.

은행연합회 인선 전례를 살펴보면 개별 후보 추천으로 롱리스트(회장 후보군)를 만들고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추리는 방식으로 이후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장 후보군 선정부터 최종 후보 선출까지는 모두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는 은행연합회 회장으로 새로운 인물이 선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은행연합회 회장 중 연임에 성공한 경우는 지난 1989년부터 1993년 회장직을 지낸 정춘택 전 회장이 유일하다. 김태영 회장도 연임 도전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는 관료 및 정치권 인사가 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빅테크와의 규제 형평 문제,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 환경 등으로 대관업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거론되는 후보군 중에선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눈에 띈다. 그는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과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SGI서울보증보험 대표, 수출입은행장, 금융위원장 등을 두루 거친 '금융통'이다. 정부와 정치권에도 충분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최 전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퇴임한 이후 지난 8월 라이나생명의 라이나전성기재단 이사장으로 올라 진퇴가 비교적 자유롭다.

민병두 전 의원은 이 자리에도 후보로 거론된다. 민 전 의원은 19대와 20대 국회에서 모두 정무위원회를 거쳤고 은행업을 비롯해 금융 산업 전반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3선 의원 출신인 만큼 정치권과 은행권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따른다. 다만, 민 전 의원의 경우 은행권 근무 경력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와 별개로 11월 23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정지석 코스콤 사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정지석 사장은 2017년 코스콤 사장으로 선임될 당시 창립 40년 만에 탄생한 첫 내부출신 사장으로 관심을 모았다. 

정 사장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공개석상에서 연임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코스콤 수장 자리 역시 그간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들의 몫이었던 만큼 연임 여부는 단언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은 재임 기간 HSBC 펀드서비스코리아 인수, 여의도 사옥 매입은 물론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코스콤의 차세대 산업에 대한 토대를 일구는데 속도를 냈다는 평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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