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매년 사고가 늘어나는 등 안전은 미흡한 모양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시장에 다양한 스타트업과 외국계기업이 참여하면서, 여러 규제가 해소되고 있다. 하지만 안전 대책은 아직 미흡해 매년 사고가 늘어나는 등 안전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실정이다.
전동킥보드는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추세다. 모바일인덱스 리포트를 살펴보면 공유킥보드 앱 이용자는 지난 4월 기준 21만4000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만7000명) 대비 6배나 증가한 셈이다.
이용자 확대와 함께 거리에 배치된 전동킥보드도 늘어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시 관내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는 2018년 150여대에서 올해 3만5850여대로 239배 급증했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포괄적으로 부르는 용어다.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관련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도로교통법에는 전동킥보드가 배기량 125㏄ 이하 이륜차와 함께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이용 도로에 제한이 많았다. 자전거도로를 달리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규제 해소를 원하는 니즈가 늘자 정부는 해당 규제를 풀어줬다. 실제 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에는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이용과 헬멧 착용 시 벌금 부과 중단 등이 이뤄진다.
규제는 해소됐지만, 안전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미 다양한 단체에서 사고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장 확대와 사고는 비례한다는 점이 증명된 바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동킥보드 이용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 2016년 49건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 890건을 기록했다. 3년 만에 18배 이상 늘었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886건)에만 지난해 사고 수에 근접했다.
서울 내부에서만 놓고 볼 경우 2년 만에 관련 사고가 4.6배나 증가했다. 진성준 의원실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건수는 2017년 29건, 2018년 50건, 작년 134건으로 2년 사이 4.6배나 늘었다. 2017년과 지난해에는 사고로 사망한 사례도 발생했다.
이와 함께 보행자를 대상으로 한 사고 우려도 끊이지 않는 중이다. 국내 자전거도로 70% 가량이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로 사용된다. 사실상 전동킥보드와 보행자가 같은 도로를 이용한다고 볼 수 있다. 킥보드 이용자들의 안전은 확보됐지만, 보행자 안전과는 거리가 멀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우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동킥보드 규제가 일부 해소되면서, 이용자들의 편의는 확대됐다”며 “하지만 보행자 안전 우려는 여전히 제기되고 있어, 업계는 규제 해소에 따른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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