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옥죄자 취약계층 돈줄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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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옥죄자 취약계층 돈줄도 ‘뚝’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10.21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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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금리 인하 여파, 이용자 1년 새 25% 가까이 급감
저축은행도 소액대출 ‘외면’, 저신용 대출 수익성만 ‘위협’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4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최고 금리 인하 여파에 2금융권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대출 승인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개인 신용대출 잔액 상위 20개 대부업체 이용자는 총 116만6000명이었다. 한 해 전에 154만3000명이었던 대부업체 이용자는 지난해 말 132만2000명으로 감소했고 반년 만에 다시 15만6000명이 더 줄었다.

대부업체 대출잔액도 비슷한 비율로 떨어졌다. 지난해 6월에는 7조4000억원에 육박했다가 올해 6월에는 5조5000원대로 25% 이상 감소했다. 대부업체 이용자가 줄어든 배경은 역시 최고 금리 인하 여파 때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로 떨어진 이후 대부업체들은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을 축소하고 있다. 현재 등록 대부업체들의 대출 승인률은 10%가 약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출 신청 10건 중 1~2건의 대출만 내주는 셈이다.

저축은행들도 서민대출을 꺼리기는 마찬가지다. 저축은행에서 서민들이 많이 찾아 흔히 ‘급전대출’로 불리는 소액신용대출의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9079억원으로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0%에 그친다. 2017년 1.53%였던 소액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1.38%까지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 더욱 쪼그라들었다.

소액대출은 저축은행에서 판매하는 300만원 이하 대출상품을 말한다. 담보 없이 신청 당일 빌릴 수 있어 서민들의 급전 융통 수단으로 이용된다. 소액대출은 2015년 말 1조1092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이후 2016년 말 1조91억원, 2017년 말 9108억원, 2018년 말 7692억원으로 점점 잔액이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서민경제가 위축된 지난 3월 9254억원으로 늘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코로나19로 서민경제가 악화된 영향이 크다. 특히 저축은행들은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에 따라 부실 차주가 증가할 수 있는 만큼 대출 공급보다는 회수에 집중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코로나19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신규 대출 및 만기 연장, 이자유예 등의 조치가 끝나는 내년 초 연체율이 급등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에서 고정이하여신비율·연체율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여기에는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반영되지 않았다.

소액신용대출 취급은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금리를 내리고서는 대출을 공급할 수가 없는데, 자꾸 금리 인하 압박을 하니깐 아무래도 수익성엔 도움이 되지 않는 현실”이라면서 “서민 금융기관의 이자를 인위적으로 낮출 경우 취약계층은 결국 제도권 밖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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