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 기업에 또 ‘화웨이 장비 제한’ 압박…해당 기업 입장 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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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韓 기업에 또 ‘화웨이 장비 제한’ 압박…해당 기업 입장 난처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10.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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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韓 기업 화웨이 통신 장비 사용 제한 촉구”
국내 28㎓ 대역 5G망 본격적 구축 앞두고 있는 상태
LG유플러스 직원이 영남 지역 5G 기지국을 정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직원이 영남 지역 5G 기지국을 정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미국 정부가 국내 통신 기업에 ‘화웨이 장비 사용 제한’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중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로 5G 통신망을 구축하려는 LG유플러스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미국 국무부가 지원하는 국제방송인 미국의 소리(VOA)는 화웨이 통신 장비를 사용하는 한국 기업을 향해 ‘법적 위험’을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고 21일 보도했다. VOA는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에게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를 특정해 한국 측에 우려를 전달했느냐’고 질문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민간기업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겠지만, 모든 5G 네트워크 구축에 신뢰할 수 없는 공급업체를 포함할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라는 점을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4일 열린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에서 우리 정부에 ‘화웨이 등 중국 통신업체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민간업체가 판단할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미국 측 요청에 다소 거리를 뒀다. 다만 5G 기술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협의를 미국 정부와 이어가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월엔 LG유플러스를 ‘콕’ 집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의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국 국무부 사이버·국제통신정보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당시 뉴욕포린프레스센터가 주관한 화상 브리핑에서 “우리는 LG유플러스 같은 기업들에게 믿을 수 없는 공급업체에서 믿을 수 있는 업체로 옮기라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내 이통3사는 현재 차세대 5G 인프라인 28㎓ 대역 망 구축을 추진하며 통신장비 공급 기업 선정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정부가 이 과정에서 화웨이 장비를 국내 기업이 채택하지 못하도록 압박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한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통신망을 이용해 정보를 무단으로 취득하는 ‘백 도어’ 등 불법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통3사는 ‘28㎓ 대역 등의 5G 통신망 구축에서 특정 기업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SK텔레콤과 KT가 화웨이와 거래를 시작할 가능성은 작다. 미국 정부의 압박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기존 장비(3.5㎓)와 28㎓ 장비의 주파수간 핸드오버 호환성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LG유플러스다. 이통3사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할 때 3.5㎓ 대역 장비를 사용했다. LG유플러스만 이 과정에서 전체 장비 중 30%가량 화웨이 제품을 채택했다. 기존 장비와의 호환성을 고려한다면 화웨이 장비 채택이 경영상 유리하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보안 문제와 관련해 시장에서 우려하는 점에 대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국내 이통3사의 5G 통신망 구축 현황을 두고 “SK텔레콤과 KT는 깨끗한 통신사”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도 이날 VOA에 “40개 이상 국가와 50개 이상 통신회사가 ‘클린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도 그중 하나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클린 네트워크는 5G 통신망과 모바일 앱, 해저 케이블, 클라우드 컴퓨터 등에서 화웨이와 ZTE 등 미국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중국 기업 제품을 배제하는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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