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지각변동] “‘잘 버텨보자’ 태도 버려라”… 승부사 최태원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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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지각변동] “‘잘 버텨보자’ 태도 버려라”… 승부사 최태원의 도전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10.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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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단일 투자로 최대 규모 90억 달러
“코로나를 기회로 삼자”… 최태원의 결단력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6월 23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개최된 ‘2020 확대경영회의’에 참석,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관한 발표를 경청하면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SK 제공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6월 23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개최된 ‘2020 확대경영회의’에 참석,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관한 발표를 경청하면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SK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SK하이닉스가 국내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인 90억달러로 인텔 낸드 부문 사업을 인수했다.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금액(80억달러)을 4년 만에 넘은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이뤄진 초대형 인수합병(M&A)을 두고 최태원 SK 회장의 승부사적 도전 정신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20일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90억달러 투자 결정이 최 회장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2년 그룹 경영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3조4000억원을 들여 SK하이닉스를 인수한 최 회장의 결단력을 연상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 이뤄진 초대형 투자는 총수 최 회장의 지지없이 어렵지 않겠냐는 게 중론이다.

실제 최 회장은 줄곧 코로나19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으라고 강조해왔다. 특히 수동적인 방어적 자세를 경계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려라”며 새로운 안전망을 제안했다. 최근에는 SK 모든 구성원들에게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 변화와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 낯설고 거친 환경을 위기라고 단정짓거나 굴복하지 말고 우리의 이정표였던 딥체인지에 적합한 상대로 생각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이러한 도전은 SK그룹이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결실을 맺게 됐다. 2011년 시가총액 16조원으로 13위에 머무른 SK그룹은 SK하이닉스 인수를 발판으로 현재 6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SK하이닉스 이번 인텔 낸드 인수 건도 최 회장의 도전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됐다는 시각이다. 낸드 부문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주목받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특히 기업용 SSD 시장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사업이 발달하면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인수로 글로벌 기업용 SSD 시장에서 리더십을 갖추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자신이 강조한 ‘딥체인지’ 경영 철학을 솔선수범해 SK그룹 전체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최 회장의 도전 아래 SK그룹은 통신, 반도체, 에너지에 바이오,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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