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앞서간다지만 4년 전 힐러리 역전패 재현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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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앞서간다지만 4년 전 힐러리 역전패 재현될 수도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10.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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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인 핵심 경합주 6곳에서 격차 좁혀져
바이든 캠프 "여론조사 믿지말라" 투표독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제인스빌의 서던 위스콘신 공항에서 유세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제인스빌의 서던 위스콘신 공항에서 유세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판 판세를 두고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불안한 우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반적인 여론조사 우세와 민주당 지지층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사전투표 열풍에도 불구하고, 4년 전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역전패 당한 것처럼 막판 역전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트럼프 여전히 승리 가능"

막판 역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바이든 후보 캠프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더힐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선거본부장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지지자들 앞으로 보낸 메모에서 “트럼프가 여전히 이번 레이스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혹독한 진실 때문에 우리는 안주할 수 없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정황들은 이 같은 상황이 최후의 순간까지 계속 갈 것임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2016년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승리가 예상된 것은 물론이고 실제 단순 득표수에서도 앞섰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뒤지며 패배한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미국은 유권자 투표를 통해 각 주마다 정해진 선거인단을 선출하는데 ‘승자독식의 룰’에 따라 근소한 차이라도 앞서는 쪽에서 선거인단 전체를 독식하게 된다. 이로 인해 경합주에서 박빙의 승부 끝에 승리하게 되면 전국 투표수에서 뒤지더라도 최종 승리를 거머쥘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딜런은 메모에서 “우리는 전국 단위에서 견조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애리조나와 노스캐롤라이나와 같이 승리를 위해 이겨야 하는 주들에서 3%포인트 우위에 그친다”며 “우리는 최고의 여론조사가 틀릴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투표율과 같은 변수들은 여러 핵심 주들에서 우리가 기능적으로 비기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열세에 놓여 있는 것처럼 유세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딜런은 또 “유세 마지막 며칠 동안에 어떤 욕설이건 혹은 불공정한 전략을 통해서든 논쟁으로 끌어가는 트럼프와 그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고도 했다.

▮코로나로 현장 민심 파악 어려워

딜런의 경고대로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서가고 있지만 승부를 결정짓는 핵심 경합주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다투고 있고, 2016년 대선 때보다 격차가 줄어든 곳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지난 2~15일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 바이든 후보가 전국 지지율에서 51.2%로 트럼프 대통령(42.3%)을 9%포인트 가까이 앞서가고 있지만 핵심 경합주 6곳(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에서는 4.5%포인트 우위에 그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시간에서는 6.7%포인트, 펜실베이니아 6.4%포인트, 위스콘신 6.3%포인트, 플로리다 1.7%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 2.7%포인트, 애리조나 4.0%포인트 등이다.

이곳은 모두 4년 전 클린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는 앞섰지만 정작 투표결과에서는 패배하며 선거인단을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겨 준 곳이다. 게다가 미국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현장에서 민심의 변화를 파악하기 어려워지면서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역대급 사전투표 열기가 4년 전과는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미국 대선은 우편투표와 사전 현장투표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사전투표가 진행되는데 이미 2016년 대선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14일 기준 41개 주에서 약 1500만명이 사전투표, 4년 전의 140만명보다 10배 이상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 측은 대선 당일 현장투표를 독려하며 막판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물론 핵심 경합주가 양측의 승부처인 것은 불문가지다. 코로나 확진으로 선거유세를 중단했다 19일 나흘만에 복귀하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플로리다를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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