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거리두기로 숨통 텄지만…코로나 이후 진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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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거리두기로 숨통 텄지만…코로나 이후 진짜 위기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10.1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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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보험사 3분기 두자릿수 실적개선...“일시적 반등”
“내년 저성장 회귀”...보험硏 “재도약 위한 체질 개선 절실”
보험사들이 코로나19 특수에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지만, 내년부터 저성장으로 회귀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이 코로나19 특수에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지만, 내년부터 저성장으로 회귀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저금리에 따른 이차역마진이 여전한 생보업계와 장기 위험손해율이 내려가지 않는 손보업계는 정작 코로나19 이후의 고민이 큰 상황이다.

18일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생명보험업계 대형2사(삼성생명·한화생명)의 합산 순이익은 3405억원으로 전년 동기(3053억원)에 비해 11.3%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기간 손보업계 대형 4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메리츠화재)의 합산 순이익은 4537억원에서 5726억원으로 26.2% 증가했다. 이 같은 보험업계의 양호한 실적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했다.

손보업계에서는 수익성의 핵심지표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올해에는 안정적으로 관리된 것이다. 9월에는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도 더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생보사 역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 등이 제한되고 병원에 가는 것을 꺼리면서 진단과 수술 등 의료비 청구 건수와 청구 금액이 줄었다. 생보업계의 위험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개선되며 80% 대 초반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코로나19 특수로 반짝 성장을 보였던 보험산업을 두고 장밋빛 전망만이 나오진 않는다. 내년에 다시 저성장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16일 보험연구원은 ‘2021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하고 내년 퇴직연금을 제외한 보험산업 보험료 수입이 1.7%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생명보험업계는 내년 0.4% 감소해 역성장하고, 손해보험업계는 내년 4.0%로, 증가세가 소폭 둔화될 것이 예상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내년에는 최근의 단기 저축성보험 판매 호조와 자동차보험 확대로 인한 일시적인 반등 추세가 둔화하면서 1.7%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보험료 수입은 4.2%의 양호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심리 확대로 저축보험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고, 정부가 자동차 판매 활성화를 위해 개소세를 크게 낮추면서 자동차보험 판매도 덩달아 늘어난 탓이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로 내년에는 이런 추세가 꺾여 1.7%의 저성장에 그칠 것이란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특히 내년에는 생명보험업계 시장은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원은 생보업계의 보험료 수입은 올해 2.5%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내년에는 0.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별로 보면 보장성보험의 경우 소비심리 악화, 대면채널 영업환경 개선 지연, 판매규제 강화 등으로 2.9% 성장하는데 그치고, 일반저축성보험은 연금보험의 감소세 지속과 저축보험 기저효과로 2.6% 감소, 변액저축성보험은 금융시장 안정에 따른 초회보험료 유입에도 불구하고 계속보험료의 축소로 인해 6.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보험은 사정이 그나마 낫다. 내년 보험료 수입은 전년 대비 4.0% 증가가 전망된다. 상품별로는 장기손해보험의 경우 상해, 질병, 운전자보험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4.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보장성보험 확대 경쟁 완화 및 시장포화와 저축보험 감소세 지속 등으로 증가율은 전년(5.2%)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보험은 자동차보험료 인상 효과와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소멸되며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 확대 등의 감소요인으로 인해 2.9% 성장이 전망된다.

앞으로 보험업계 저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보험의 주 수요층인 저연령 인구의 감소로 전통적 개인보험 수요의 위축을 야기하고 있으며, 기업보험 또한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 지속으로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 실장은 “보험산업은 기존 사업모형과 전략을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저성장 및 저금리에 직면한 가운데, 코로나 19 이후 디지털 전환 압력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보험산업은 사업재조정과 소비자, 판매채널, 정부 등과의 경쟁·협력모델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사업재조정과 경쟁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험사는 계약이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올해 도입된 금융재보험 이외에 런오프(Run-off)를 도입해 보험회사에 자발적 구조조정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자본 압력을 완화하는 기회를 늘리고 보험공급 기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전통적인 보험데이터 이외의 미디어데이터 등의 적극적인 활용 여건을 마련해 보험업 본연의 보험위험선별능력 강화하고 재무역량 확보는 물론 위험관리 지배구조 등 비재무역량을 강화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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