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적신호에 카드사도 대출 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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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 적신호에 카드사도 대출 조인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10.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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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절반 이상이 3건 이상 ‘다중 채무자’
규제 완화 불구 예년 수준에서 ‘속도 조절’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카드사들이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 취약차주 대한 건전성 우려가 부상하고 있어 선뜻 대출 확대에 나서기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18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국내 7개 전업카드사가 올해 8월 말까지 취급한 카드론·현금서비스는 63조71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 해 취급액인 94조4499억원의 67%에 해당하는 규모다.

카드사별로는 현대카드와 하나카드가 각각 8조3902억원, 5조5163억원으로 전년 대출 규모의 72%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카드(11조4766억원, 70%) △우리카드(5조8422억원, 69%) △KB국민카드(10조4460억원, 66%) △롯데카드(6조5078억원. 65%) △신한카드(15조5334억원, 64%) 순이다.

업계에서 현재 수준의 대출 공급이 이어질 경우 올해 카드사 전체 대출 규모는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카드사의 대출 흐름은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에 대한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완화하고, 신용공여 여력인 레버리지(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도 기존 6배에서 8배로 확대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로 인해 서민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자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있음에도 영업을 자제하는 것은 건전성 우려 영향이 크다. 앞서 금융당국이 부동산 자금유입을 경계해 시중은행에 신용대출 자제령을 내리면서 2금융권인 카드사나 캐피털, 저축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넘어오고 있다.

실제 카드사만 봐도 대출 증가폭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국내 주요 카드사 7개사의 8월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이용액은 3조9066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11.7% 증가했다. 생활자금 용도로 주로 사용되는 카드론은 경기 불황 요인에다 은행 신용대출 문턱이 높아진 요인도 있어 지난달 더 늘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카드사들은 금리를 인상하면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카드사의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3.68%로 집계됐다. 7월(연 13.63%)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우대금리와 특판 금리 할인 역시 축소하고 있다. 카드사별 카드론 기준금리에서 우대금리와 특판 금리 할인 등의 조정금리를 빼면 금융소비자에게 적용하는 운영금리가 나온다. 우대금리 등의 조정금리를 줄이면 금융소비자의 실질적인 금리 부담은 커지게 된다.

카드사별 평균 운영금리는 우리카드(연 12.76%) 현대카드(연 13.25%) KB국민카드(연 13.57%) 하나카드(연 13.58%) 신한카드(연 14.08%) 롯데카드(연 14.12%) 삼성카드(연 14.42%) 순이다.

업계는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카드론 이용 고객 절반 이상이 다중 채무자에 해당하는 만큼, 선제적 대응을 통해 건전성 방어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출 확대가 조심스럽다”면서 “자칫 취약차주의 부실화가 카드사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연체율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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