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줄줄이 기안기금 신청…일부 LCC에겐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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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줄줄이 기안기금 신청…일부 LCC에겐 “그림의 떡”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10.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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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에 이어 제주항공, 기안기금 2호 기업 유력
대한항공도 이달 중 1조원 상당 기안기금 신청 할 듯
제주항공‧에어부산 제외한 LCC들은 지원 대책 절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서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서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사들이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신청을 서두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제주항공은 기안기금 2호 기업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산업은행이 내세운 자격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달 말께 기안기금을 신청할 예정이다.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이미 지난 15일 첫 회의를 열고 제주항공에 대한 자금 지원 방안을 논의한 상태다. 운용심의회는 제주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하면 이후 회의를 통해 최종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에 대한 지원 규모를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8월 유상증자를 통해 1506억원의 현금을 확보해 현재 25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 차입금과 항공기 임차료 비용 등을 고려하면 약 2000억원 가량이 소진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도 이달 중 기안기금 신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기안기금 신청을 올해 연말까지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가 회복될 기미가 없는데다 송현동 부지 매각이 차질을 빚자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자금 규모는 내년 운영자금까지 고려해 1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산업은행이 내세운 자격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항공사들은 이 마저도 그림의 떡이다. 정부의 기안기금 지원을 받으려면 근로자 300명 이상, 총 차입금 5000억원 이상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LCC 중에선 제주항공과 에어부산만이 해당 조건을 충족한다.

이에 나머지 LCC들은 추가적인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LCC 대부분은 이달 말과 다음달 초부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이 종료됨에 따라 무급휴직으로 전환한 상태다. 연말이 최대 고비인데, 그때까지 버티지 못하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다행히 LCC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LCC가 진짜 원하는 것과 잘 되지 않는 부분이 무엇인지 살펴보겠다”며 “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는 직원들의 무급휴직과 유상증자 등으로 버틸 수 있겠지만, 업황 개선의 기미가 없는 만큼 자금 확보가 절실하다”면서 “제주항공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을 계기로 LCC 전반에 대한 지원이 폭 넓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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