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세 장기화?…수출기업 “수익 체감 압박, 당연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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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하락세 장기화?…수출기업 “수익 체감 압박, 당연히 크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0.1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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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환율 변동성 크지만, 환율 영향 미미할 것”
기업 실제 체감 압박 매우 커, 일부 기업 적자 마지노선 1120원 수준
미국 바이든 대통령 후보 우세와 위안화 절상이 원·달러 환율에 영향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기업의 수익 하락이 우려된다. 사진은 부산신선대 부두에서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컨테이너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수익 하락이 우려된다. 사진은 부산신선대 부두에서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컨테이너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최근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기업들의 수익 확보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 변동성을 높게 보면서도 원·달러 환율이 수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실제 기업들의 체감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는 전날 “9월 중순 이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데에는 무엇보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진정되면서 그동안 원화 강세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고 하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크지 않다”라며 원·달러 환율 하락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러나 실제 수출 기업의 환율 압박에 대한 단기적 체감 압박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9월 중순 이후 원화 강세로 가파르게 하락하며 1140원대에 머물러 있다.

달러지수는 미국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따른 위험선호 심리 확대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 국경절 연휴를 끝내고 돌아온 중국 위안화가 가파른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미국 민주당이 다수를 장악하는 이른바 ‘블루 웨이브’ 가능성까지 점쳐져 달러화 약세가 굳혀지는 양상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 등이 반영되면서 달러지수는 최근 3주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 상승은 선거 절차에 따른 불확실성 희석, 대규모 경기 부양 기대로 해석되면서 시장의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골드만삭스가 올해 약 3% 가까이 떨어진 ICE 달러인덱스가 앞으로 4% 정도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달러화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수익에 대한 압박은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수출 부문의 환율에 의한 원·달러 수익 마지노선은 1120원”이라며 “1200원에 가깝던 원·달러 환율이 적자 수준에 근접하면서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철강업계는 철광석 등 원료값 상승으로 소재가격이 비싸지면서 원가도 올라간 상태다. 환율이 지금처럼 빠르게 하락할 경우 단기 수출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다른 수출산업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480억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9월 대비 7.6%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교역이 위축된 올해 2월 이후 7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이다.

하루 평균 수출액도 20억9000만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가 12.4%,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은 각각 24.3%, 10.7%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는 지난 2018년 11월 이후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중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전년 대비 23.2% 늘기도 했다. 수출이 증가한 상황에서 환율 하락은 곧 수익 감소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도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내려갈 경우 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수익 확보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한 수출 담당자는 “판매 제품의 절반이 수출인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수익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가 없다”면서 “10~20원이 아닌 급격한 변동은 장기적 수출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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