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기국회서 어떻게든 처리할 것"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대한 재계의 우려가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4일 관련 입법을 맡은 여당 인사들 면전에서 "규제가 손실을 가져온다면 잘못된 규제이며 후회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병든 닭을 잡으려고 투망을 던지면 모든 닭이 다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손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정경제 3법 태스크포스(TF)와의 정책간담회에서 공정경제 3법에 대해 "사전적·원천적으로 경영이나 사업을 제한하는 규제를 가한다면 우리 기업이 제대로 뛰기 힘든 상황"이라며 "기업 핵심 경영체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어 "해외 경쟁 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신산업을 위한 경영전략과 과감한 실물투자를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 투기자본과 국내 투기펀드의 공격, 소액주주의 소송 남발, 감사위원 분리선임과 3% 룰에 따라 경쟁사 내지 관련 펀드가 내부 경영체제로 진입한다면 기업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손 회장은 또 "특히 감사위원 분리선임과 3% 룰 강화를 걱정하고 있다"며 "사법대응 능력과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대형 외부세력의 공격과 소액주주에 의한 소송남발에 휘말리게 돼 경영 자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고 호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법·공정거래법 등 경영제도 관련 문제는 이것만 따로 떼어 볼 것이 아니라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경영권 방어제도와 함께 종합적인 관점에서 풀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손 회장이 정의한 재계의 공정경제 3법 관련 쟁점으로는 △감사위원 선임 규제 강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상장사 소수주주권 행사 시 6개월 보유요건 완화 △전속고발권 폐지 △내부거래 규제 확대 △지주회사 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 △금융그룹감독법 제정 등 7개다.
앞서 박 회장도 같은 날 오전 대한상의-민주당 공정경제 TF 정책 간담회에서 "문제가 일부 기업들의 문제인지, 전체 기업의 문제인지, 기업들이 그동안 어떤 개선 노력을 해왔는지 등에 따라 규제가 필요한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며 "병든 닭 몇 마리를 몰아내기 위해 투망을 던지면 그 안에 모든 닭이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저희들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어떻게든 처리를 해야 할 법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무조건 '안된다' '어렵다' 하기보다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주면 경청해서 듣고 합리적인 고민을 하겠다"(유동수 공정경제 3법 TF 단장)고 했다. 다만 "재계의 합리적인 대안을 들을 마음의 자세가 돼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