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플랫폼 사용한 코나EV와 니로EV…화재는 왜 코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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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플랫폼 사용한 코나EV와 니로EV…화재는 왜 코나만?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0.13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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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EV 국내 13건, 해외 4건 화재 발생 추정, 원인은 아직 불분명
코나EV와 니로EV 배터리 플랫폼 똑같아…차이점은 배터리 공급처
아주스틸서 카트리지 모듈 만든 후 각각 HL그린파워와 현대모비스로 납품
니로EV도 화재위험성에 노출 가능성, 또는 LG화학 배터리 셀 불량 문제
LG화학이 코나EV용으로 공급 중인 카트리지 타입 모듈과 배터리팩. 사진=매일일보
코나EV에 적용된 카트리지 모듈과 배터리팩, 기아차 니로EV도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다. 코나EV에는 LG화학, 니로EV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사용된다. 사진=매일일보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현대자동차 코나EV의 잇따른 화재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화재 원인을 놓고 차량 제조사인 현대차와 배터리셀 제조사인 LG화학의 책임소재를 둘러싼 공방전이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8일 국내에 판매된 코나EV 2만5564대와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 5만1000대 모두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다. 현대차는 리콜 대상 차량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우선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이후에도 이상이 발견될 경우 배터리를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과의 결함 조사 결과, 배터리 셀 내부의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고전압 배터리 셀의 제조 불량이 원인으로 책임소재는 LG화학에 귀속된다.

다만 LG화학은 이번 국토부의 책임소재 발표에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현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즉각 반박에 나선 상태다.

업계 내에서는 코나EV에 장착된 배터리의 안전 마진이 3.2% 수준으로, 8~12% 정도의 안전 마진을 둔 경쟁 차종 대비 30~40%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안전 마진은 배터리의 안정적인 충·방전 성능 유지와 장수명 확보를 위해 충전 및 방전 각각의 일부 구간을 사용하지 않고 남겨두는 ‘안전 확보 구간’을 뜻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코나EV와 니로EV의 플랫폼이 똑같아 배터리 문제 쪽에 더 큰 가능성을 두고 있다. 이들 전기차의 배터리는 아주스틸에서 배터리를 카트리지 모듈로 만든 다음 배터리팩 제조사에 공급한다.

코나EV와 니로EV의 차이점은 코나EV는 LG화학에서 배터리를 받아 HL그린파워로 납품하고, 니로EV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사용해 현대모비스에 납품한다는 점이다. HL그린파워와 현대모비스에서 각각 아주스틸에서 만든 카트리지 모듈을 이용해 배터리팩을 제작한다.

아주스틸 관계자에 따르면 카트리지 모듈은 내연기관차를 바탕으로 만든 전기차에 적용된 배터리 모듈로, 사용된 배터리만 다를 뿐 코나EV와 니로EV에 사용된 배터리 플랫폼은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 선보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시스템 역시 현대차와 기아차가 공유한다.

결국 업계에서는 두 가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첫 번째는 아직 코나EV와 달리 니로EV에서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니로EV 역시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다. 배터리 셀 문제가 아니라면 배터리팩이나 BMS 등 다른 곳에서 문제를 찾아야 하는데 이 경우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니로EV 역시 화재위험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두 번째는 LG화학의 배터리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배터리 시스템과 관련한 플랫폼을 공유하는 만큼 사용된 배터리 차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양극재와 음극재가 닿으면 리튬이온 이동이 증가하고 제어가 어려워지면서 폭발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리튬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만 이동하게 만드는 분리막 기술이 핵심이다.

국토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지난해 9월부터 1년 이상 조사한 결과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분리막 손상 등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을 지목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책임소재를 후자 쪽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명확한 책임소재 파악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우선적으로 BMS를 업데이트하고 이후에도 이상이 발견되면 배터리 전면 교체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코나EV는 최근 전기차 트렌드를 등에 업고 지난 2018년 출시 이후 8만대가 넘게 판매된 인기 차종이다. 현재 화재가 난 차량은 국내에서 13건, 해외 4건 정도로 추정되지만,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40%가 넘어 전 차량 교체 시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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