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청년을 위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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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년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0.10.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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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청년 창업을 지원한다는 말은 수차례 들어봤지만, 청년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말은 많이 들어보질 못했다. 당장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너무 많다. 비정규직은 정규직화되고 있지만, 취업준비생은 비정규직도 가기 어려워 한다.”

매일 구인구직 사이트를 확인하는 유 씨(27)의 호소다. 올해 초 취업전선에 뛰어든 유 씨는 현재 10개월 가량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유 씨는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며, 매일 마다 부모님의 잔소리를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유 씨 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인을 위한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청년 취업자는 줄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무려 38만4000명 증가했다. 60세 이상의 고용률은 43.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30대 23만명, 40대 18만2000명, 20대 13만9000명, 50대 7만4000명 등 나머지 전 연령층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15~29세 청년 고용률은 42.9%로 60세 이상 고용률(43.9%)보다 낮았다. 취업 연령대가 높아져 20대 취업률이 낮아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30대까지 하락세를 나타낸 점으로 봤을 때 청년층의 구직난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청년 고용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32위에 불과하다. 8월 구직단념자 68만명 가운데 20~30대가 약 36만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이후 최고다.

이 흐름은 9월에도 이어졌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9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12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만7000명(2.4%) 늘었다. 20~30대 가입자 수는 7만2000명 감소한 반면, 50~60대는 35만5000명이나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가 채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이유에서 청년 채용이 줄었다고 설명한다. 이는 지속되는 고용침체에 가속도를 붙여준 정도로 해석 가능하다. 노인층의 일자리가 늘어난 점은 정부의 적극적인 일자리 대책이 성공했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청년들에게 주어질 자리가 노인들에게 이전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노인들에게 단순한 업무를 맡겨 일자리를 만들었기에 청년들이 담당할 업무는 아니라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정규직 취업에 실패한 청년층이 다음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생활비를 확보할 수단으로 이용 가능하다. 청년들의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그들을 책임지는 것은 노인층의 몫이다. 취업률 성적표를 정치적으로 내세우려면 청년들의 고민도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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