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고차시장 진출 논란] 현대차는 왜 중고차 시장을 탐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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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고차시장 진출 논란] 현대차는 왜 중고차 시장을 탐낼까?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0.12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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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권익 보호, 불만 사항 개선 명분…플랫폼 개발로 시장 신뢰도 개선
전세계 신차 시장 수요 감소 추세…공유경제 등 신차 판매 감소 불가피
현대차가 차량 구독 프로그램 출시에 이어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차량 구독 프로그램 출시에 이어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현대차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고자동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기존 중고차 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 권익 증진이라는 명분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영역에 대기업 진출이라는 저항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에 업계 내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업계는 종사자 30만명의 생계가 위협 받는다며 현대차의 시장 진출을 반대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이 제한돼왔다. 기존에 SK엔카를 운영하던 SK그룹 역시 사업을 매각한 바 있다. 그러나 수입차 업체는 대부분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어 역차별 논란도 제기도 왔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는 224만대 수준으로 완성차 거래 대수의 1.3배에 이른다. 중고차 1대 평균 매매 가격을 1000만원으로 가정 시 약 22조원 규모로, 이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3사의 지난해 매출액 16조7600억원보다 훨씬 크다.

중고차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소비자 불만도 많은 편이다. 현대차는 시장 진출 명분으로 소비자 권익 증진과 더불어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 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시장 내 소비자 불만이 많은 만큼, 현대차의 시장 진출에 대한 여론도 나쁘지 않다.

현대·기아차가 국내 신차 판매 시장점유율 70~80%를 차지하고 있어 중고차 거래 역시 이들 차종이 대부분이다.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결국 이 시장도 과점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어서 기존 중고차 업계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다만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시 현재 소비자들의 주요 불만 사항인 거래관행, 품질평가, 가격 산정 등에 있어서 상당한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 권익 보호 면에서 대기업 진출이 나쁘지만은 않다.

현대차는 중고차 판매 사업의 범위에 대해 중기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및 다른 사용자 단체 등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기존 중고차 업계와 상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점점 줄어드는 자동차 신차 판매량과도 무관하지 않다. 현재 자동차 시장은 대부분 기존에 차를 갖고 있던 이들이 차를 바꾸는 대차 수요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새로운 고객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로 최근 둔화되고 있는 공유경제는 주춤한 신차 시장 수요를 더욱 줄일 가능성이 크다.

중고차 시장은 지난해 거래 대수가 224만대로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평균 거래 대수가 250만~260만대 수준에 이른다. 현대차로서는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 국면을 맞이한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중고차 시장에 눈을 돌릴 만하다.

현대차는 중고차를 정밀 점검·수리해 보증 기간을 연장해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의 도입으로, 중고차의 품질을 높이는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존 중고차 업계의 생계 위협과 현대차의 시장 진입이 중고차 거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현대차의 시장 진입에 장애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완성차업체들이 자체 유통·판매망을 구축할 경우 독점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문제로 거론된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중고차 플랫폼을 구축하면 소비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매물을 접할 수 있다”며 “현재 중고차 시장에 만연한 딜러에 대한 불신과 침수 차량에 대한 불안감 등 소비자 불만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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