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고차시장 진출 논란] 소비자가 원하는 대기업 진출… 중고차 시장 문제는?
상태바
[현대차 중고차시장 진출 논란] 소비자가 원하는 대기업 진출… 중고차 시장 문제는?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10.12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0만원대 고가 내구성 소비재 중 고객 불만 가장 많아
‘악성 딜러’ 횡포 심해… 허위 매물·고금리 할부 유도 등
중고차 시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고차 시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현대자동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해 대기업 중고차 사업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기업 진출 시 중고차 시장 구조가 바뀌며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고 신뢰도가 올라간다는 이유에서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월부터 올해 7월 10일까지 집계한 국내 중고차 관련 소비자 불만 상담 건수는 2만783건에 육박했다. 하루 최소 22건 이상의 불만이 접수된 것이다. 품목별 순위에서는 스마트폰, 침대, 정수기, 점퍼·재킷류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가격이 1000만원대에 이르는 고가 내구성 소비재 중에서는 불만이 제일 많다. 

이달에는 경찰이 중고차 딜러에게 ‘범죄집단’ 혐의를 적용한 첫 사례가 나왔다. 사기죄 형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범죄집단조직죄가 함께 적용되면 처벌 수위는 훨씬 높아진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7억원대의 중고차 사기 매매를 한 일당 15명을 적발, 딜러와 전화상담원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인터넷에 올린 허위매물을 보고 찾아온 구매자에게 중고차를 보여주고 계약을 체결한 뒤 고객에게 보여준 차에 하자가 있다며 다른 차량을 거래하라고 요구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경찰은 중고차 딜러들이 직책과 역할 등을 정해 두고 조직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같이 중고차 허위매물을 미끼로 구매자들을 유인한 뒤 강제로 사게 해 돈을 가로챈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 6월 22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총 67건을 적발하고 180명을 검거했다.

중고차 시장은 허위 매물 문제와 고금리 할부 유도 등 ‘악성 딜러’로 소비자 불만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작년 11월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서는 응답자 76.4%가 국내 중고차 시장은 불투명·혼탁·낙후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중고차 거래는 224만대로 완성차 판매량의 1.3배에 달한다. 중고차 시장 규모는 크지만 판매자와 소비자간 정보 비대칭성으로 질 낮은 물건이 많이 유통되는 ‘레몬마켓’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영세업체 또한 난립하고 있어 현재 업체 수는 5000~6000여개, 종사자만 5만5000여명에 달한다.

결국 매물 속임 등 피해가 계속 늘어 산업을 보호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감금, 협박 사례까지 종종 나온다. 그럼에도 중고차 시장 정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업계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규제로 수입차보다 국산 중고차 경쟁력이 떨어지고 소비자 불신도 개선이 안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