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훨훨 난 K-반도체, 기세 4분기도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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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훨훨 난 K-반도체, 기세 4분기도 이어갈까?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0.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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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코로나 비대면 서버 수요 급증, 3분기는 화웨이 가수요 폭발
4분기는 긴급 발주 기대 어려워, 재고로 인한 가격하락 반전도 문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인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세계 최대규모의 첨단 반도체 복합 라인, 평택 2라인을 가동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올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예상외의 호실적을 보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침체를 보인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지난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예상외의 호실적을 거두며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4분기에는 그동안의 호재를 기대할 수 없어 기세가 꺾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4분기 실적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반도체 가격하락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1% 증가한 12조3000억원이었다. 올해부터 상승 반전한 반도체 덕분에 실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4분기에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당시는 반도체의 호황기였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대부분 산업의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삼성이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이 가능했던 것은 돌발 변수에 따른 기대 이상의 반도체 실적과 가전 부문의 선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은 올해부터 반등하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던 것이 사실이지만, 예상외의 수요가 크게 작용했다. 상반기 코로나19로 각 산업이 수요 절벽에 시달릴 때 반도체는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인한 PC 서버 가수요가 폭발하며 가격도 인상됐다.

또 3분기에도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화웨이에서 반도체 재고 확보를 위한 긴급 발주가 폭증하며, D램과 낸드 부문 모두 출하량이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재고 증가로 인해 줄어든 서버 수요를 화웨이 특수가 상쇄한 셈이다.

3분기까지 불확실성 속에서 변수들이 오히려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준 덕에 예상외의 실적달성이 가능했다. 문제는 4분기다. 재고 증가로 서버용 D램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이를 상쇄했던 화웨이와의 거래가 미국 제재로 막혔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실제 서버용 D램의 9월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122달러로 전달보다 4.7% 떨어졌다. D램익스체인지는 4분기에 D램 평균판매가격이 전 분기 대비 약 1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과 서버 D램 가격은 각각 5%, 15% 하락이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는 화웨이에 들어가는 수요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상무주에 화웨이와 거래를 위한 라이선스 발급 요청을 해놓은 상태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상무부가 인텔 및 AMD에 라이선스를 발급했지만, 자국 기업의 반도체 선도와 중국 제재가 목적인 상황에서 삼성 등 국내 기업에 러이선스 발급을 해 줄지는 미지수다.

특히 3분기 미국의 제재에 앞서 물량 확보에 나선 화웨이의 재고가 줄어드는 내년까지 사실상 반도체 시장의 수요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수요가 줄어들면 더 빠른 속도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다만 올해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던 반도체 산업인 만큼, 4분기에도 갑작스러운 하락 반전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주춤했던 반도체 산업이 올해 회복세를 보인 만큼, 4분기 가격하락 등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내년부터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가격 하락폭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 업황은 내년부터 낮은 공급 증가율과 수요 기저 효과에 따라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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