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길 망명 공개 후폭풍...태영호 "노출 경위 대단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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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망명 공개 후폭풍...태영호 "노출 경위 대단히 우려"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10.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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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으로 강제송환된 딸 신변안전 우려
남북관계에도 영향..."노출 자제해야"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지난해부터 국내에 입국해 체류중인 사실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북한에 남겨진 조 전 대사대리 가족의 안전은 물론이고 남북관계에 대한 악영향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조 전 대사대리의 '20년 지기'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어떻게 이게 노출됐는지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7일 입장문을 통해 "만일 탈북 외교관들이 북한 대사관에서 탈출해 상주하고 있던 현지 국가에서 조용히 체류하고 있을 경우, 북한에서는 그들을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한다"며 "하지만 만약 대한민국으로 망명하면 그들을 배신자, 변절자라고 규정한다"고 했다. 이어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된 탈북 외교관들의 북한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불이익 중 가장 가혹한 처벌은 지방으로의 추방이다.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는 등의 극단적인 처벌은 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변절자, 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 남겨진 조 전 대사대리 딸의 안위를 걱정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탈출과정에서 그의 딸을 데려오지 못했고, 북한은 그의 딸을 평양으로 강제귀환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태 의원은 "대한민국에 있는 대부분의 전직 북한 외교관들은 북에 두고 온 자식들과 일가 친척들의 안위를 생각해서 조용한 삶을 이어가고 있고, 우리 정부도 인도적 차원에서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조 전 대사대리가 만약 대한민국에 와 있다면,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우리 언론이 집중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 외교부 국감에서 조성길 관련 질의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망명 소식이 알려진 시점이) 왜 이 시점이지, 조성길이 진짜 한국에 와있는지 자체도 제가 확인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도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어떻게 이게 노출됐는지가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조성길 본인과 그들이 북한에 두고 온 자녀의 안위를 생각하는 입장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망명 정보 출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가정보원도 신변 보호 등의 이유로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대사(대리)는 작년 7월 한국에 입국해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확인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 비서 이후 한국행을 택한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로,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재작년 11월 10일 귀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아내와 함께 종적을 감췄다. 그의 아버지와 장인도 북한에서 대사를 지낸 엘리트 외교관 집안 출신으로 그는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외국 정부 신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3국 망명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았다. 지난해 2월에는 이탈리아 외교부가 조 전 대사대리의 미성년 딸이 북한으로 송환된 사실을 공식 확인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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