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니콜라 ‘사기 논란’에 현대차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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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니콜라 ‘사기 논란’에 현대차 웃는다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10.0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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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헌 산업부 기자
성희헌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사기 논란’에 휩싸인 미국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로 인해 현대자동차까지 주목받고 있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릴 만큼 기대를 모은 니콜라였으나 신뢰가 흔들리다 보니 도리어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논란과는 무관한 듯 현대차는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묵묵히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다.

최근 니콜라의 주가는 요동쳤고 최대주주이자 창업자 트레버 밀턴은 회사를 떠났다. 니콜라를 믿는다던 제너럴모터스(GM)도 전략적 제휴 협상 마감시한을 연장했다. 니콜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12월 예정됐던 신형 전기 픽업트럭 출시 행사를 연기했다.

니콜라는 공매도(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방식) 투자업체 힌덴버그리서치가 의구심을 제기한 후 사기 논란에 휘말렸다. 수소 트럭을 생산할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힌덴버그리서치와 니콜라의 ‘사기 대 시세조종’이라는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다만 지난달 30일 니콜라 경영진이 미국 공장 준공, 대량 생산 개시, 차량 시제품 마무리 등 계획을 발표한 후 니콜라의 주가는 급등세를 타기도 했다.

니콜라는 한때 미국 자동차 업체 ‘빅3’인 포드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니콜라에 모험을 걸고 있는 것은 수소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300만~400만대의 운송용 수소전기트럭이 보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유차가 대부분인 상용차 시장은 친환경차 도입과 확산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7월 스위스 수출을 시작으로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을 위한 포문을 연 것이다. 현대차는 승용차에 이어 트럭부문에서도 수소전기차 대량 공급을 본격화함으로써 수소연료전지 기술 리더십을 상용 부문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달에도 수소전기차와 수소전기버스를 중동 시장에 수출했다. 이번에 공급된 ‘넥쏘’와 ‘일렉시티 FCEV’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범 운행 등 실증 사업에 활용된다. 중동에 석유가 아닌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친환경차를 처음 수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는 단순히 차량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수소 생태계’를 꾸리고 있다. 수소 생산 기업,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연합체, 대형 트럭 고객사까지 연결돼 있는 생태계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 구축,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수출 등 수소 산업과 관련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니콜라가 갖지 못한 현대차의 ‘수소 스토리’가 재조명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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