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백신] 조달 물량 85%가 ‘신성약품’…유통 계속 담당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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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백신] 조달 물량 85%가 ‘신성약품’…유통 계속 담당할 수도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10.0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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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는 디엘팜이 납품…적정 온도인 2~8도 유지한 것으로 확인
늦어도 11월초까지 백신 접종 완료돼야…6~7일 재개 여부 결정
신성약품.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고로 국민적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올해 정부 조달 물량의 85%를 신성약품이 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사업 조달 물량 가운데 85%를 신성약품이 유통한다. 나머지 물량은 신성약품이 디엘팜이라는 업체와 계약을 맺고 조달 물량 중 15%에 대한 공급을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올해 이 컨소시엄을 통해 1259만명분의 백신 공급을 계약했다. 이중 578만명분의 백신 운송 중 일부 지역에서 백신이 상온에 노출돼 품질검사와 현장검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인천 지역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정부 조달 물량 백신을 입원환자 122명에게 접종했는데, 이 병원에 공급된 백신이 신성약품의 컨소시엄에 참여한 디엘팜에서 공급한 백신으로 알려졌다. 디엘팜이 해당 요양병원에 공급한 백신은 입·출고 및 운송 등 전 과정에서 적정 온도인 2~8도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올해 국가 조달 경험이 없는 신성약품이 선정된 이유를 정부의 무분별한 백신 후려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까진 우인메디텍·정동코퍼레이션 등 중소 규모 백신 전문 도매상이 정부 백신 유통을 담당했다. 정부가 올해 공급 가격을 계속 깎다 보니 기존 업체들이 유찰에 참여하지 않게 됐고 지금까지 콜드체인을 경험하지 않은 신성약품이 지난해 일반 시장 평균가의 60% 수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유통사 선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지만 기존 신성약품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실이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질의 결과 질병청은 시간상의 이유로 유통과정에 문제를 일으킨 신성약품을 교체 없이 백신 운송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백신 접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선 늦어도 11월 초까지는 백신 접종이 완료돼야 하지만, 이번 상온 노출 논란으로 지난달 22일부터 국가 독감 예방접종 사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현재 식약처는 상온 노출 백신에 대해 안전성·효능 검사를 진행 중이며, 14일이 소요되는 무균 검사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외 검사에서는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무균 검사가 완료되는 오는 6일에서 7일 독감예방접종 재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추가 백신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기존의 신성약품이 유통한 587만도즈에 대해 품질검사에 이상이 없을 시 해당 백신의 재사용을 승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은 오는 8일 질병청 국정감사 증인대에 올라 백신 유통 및 저가입찰 과정 등의 각종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백신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된 일은 거의 없었다”며 “정부가 코로나 예산에만 집중한 나머지 터무니없는 입찰 가격을 요구해 발생한 인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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