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 잃어버리기 전에 외양간 고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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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소 잃어버리기 전에 외양간 고치자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3.05.21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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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모든 안전사고가 대개 안전불감증에서 기인하지만 어린이 안전사고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어린이 안전사고의 경우 보통 보호자나 어린이집, 각종 놀이시설 등 운영자들의 안전의식 부재가 빚어낸 인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7세 여자 어린이가 ‘유로 번지점프’를 타다 줄이 끊어져 3m 높이에서 추락하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

'유로 번지점프'는 등산용 밧줄로 사람을 4m 높이까지 끌어올렸다가 트램펄린에 떨어뜨리는 것을 반복하는 놀이 기구다.

그런데 놀이공원 측은 이날 사고 발생 이후에도 20여분간 놀이기구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샀다.

더 큰 문제는 피해 어린이에게 놀이기구 탑승 시 반드시 착용해야 할 헬멧과 무릎보호대 등 최소한의 안전 장비도 착용시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이미 예견된 인재라는 비판 역시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어린이 놀이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트램펄린 관련 안전사고와 시설물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어린이 안전사고는 매해 급증하면서도 시설 기준은 모호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트램펄린 관련 위해사례는 지난 2010년부터 지속 증가해 총 277건에 이르며 올해 1분기 발생한 사고(45건)만도 전년 동기(15건) 대비 3배나 크게 늘었을 정도다.

안전사고가 날 때마다 당국은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관련자들을 문책한다고 하지만 유사한 안전사고들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음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부실한 외양간 탓에 소를 잃었다면 다시 고쳐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다시는 무방비 상태에서 잃어버리지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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