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한 추석의 시작, 안전한 주방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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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전한 추석의 시작, 안전한 주방에서부터
  • 김순철 기자
  • 승인 2020.09.28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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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소방서 서장 김인겸
파주소방서 서장 김인겸<br>
파주소방서 서장 김인겸

[매일일보] 집집마다 가족들의 웃음소리와 고소한 기름 냄새가 문틈 사이로 넘쳐흘러야 할 추석 연휴. 하지만 최근 연이은 장마와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우리의 즐거운 추석까지 빼앗기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안전하고 건강한 추석 명절을 위해선 벌초·성묘 등 야외활동 시 벌쏘임 사고도 주의해야겠지만 특히 주방에서 발생하는 화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요리를 주제로 한 컨텐츠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요리에 대한 관심에 비해 주방안전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부족하다. 

주방은 불을 다루는 공간이기에 그 어떤 공간보다 화재 예방에 대한 관심과 대비가 필요한 곳인데도 말이다.

경기도 화재발생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경기도 화재건수는 총 4,804건(일 평균 26.4건), 인명피해 293명(사망71 / 부상222), 재산피해 1,504억원이 발생했다. 

화재 발생 원인 중 부주의에 의한 화재 2,527건(52.6%) 중 음식물 조리에 의한 화재는 310건(12.3%)으로 담배꽁초(40.1%), 화원방치(13.7%)에 이어 세 번째이다. 

특히 310건의 음식물 조리 화재 중 주거시설에서의 화재가 210건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명절 음식에 많이 쓰이는 식용유는 발화점보다 끓는점이 높아 화재를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불이 붙으면 온도가 급상승해 표면상의 불길을 진화해도 완벽한 진화가 어렵다. 

기름에 불이 붙으면 당황한 나머지 물을 뿌리는 행위은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이며 물을 뿌리면 가열된 기름에 의해 물이 기화되면서 유증기와 섞여 오히려 화재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소화기(ABC분말 소화기) 역시 잠깐 동안 불을 막을 수는 있지만 발화점 이상의 기름 온도로 인해 재발화가 된다. 

기름 화재에는 K급 소화기를 사용해야 하며 K급 소화기는 음식점ㆍ주방 화재 진화에 적합하다. 

동ㆍ식물유(식용유 등)로 인한 화재에서 기름 막을 형성해 기름의 온도를 낮추고 산소 접촉을 차단하며 진화하는 주방 화재 전용 소화기이다.

2017년 6월 개정된 ‘소화기구 및 자동소화장치의 화재안전기준(NFSC 101)’에 따라 음식점과 다중이용업소, 호텔, 기숙사, 노유자시설, 의료시설 등의 주방은 K급 소화기 1대 이상 비치가 의무화됐다. 

한순간의 부주의가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야 할 명절을 잿빛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이번 추석 명절에는 우리집 주방에 K급 소화기 한 대씩 구비하여 화재로부터 안전한 추석이 되길 희망한다.

정부는 지역사회의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이번 추석 연휴 간 귀성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올 추석에는 온 친척들이 모이는 북적북적한 명절보다는, 안전한 주방에서 조리된 음식이 함께하는 우리 가족만의 소소하고 즐거운 추석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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