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장사 안 되는데”… 중개사들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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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장사 안 되는데”… 중개사들의 탄식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9.27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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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침체에 중개소 개업 줄고 폐업 늘어
새로운 기술 도입에 갈수록 입지 좁아져
정부서 중개사 배제 아닌 상생 방안 내놔야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가뜩이나 최근에 장사가 점점 더 안돼서 힘든데 정부가 중개사 없는 부동산 거래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하니 기운이 빠지네요.” 강북구 A 공인중개소 대표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나이를 불문하고 안정적으로 오래 할 수 있어 ‘꿈의 직업’처럼 여겨졌던 중개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부동산 시장이 점점 얼어붙고 있어서다.

업황 부진으로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개업보다 폐업과 휴업을 택한 중개소가 늘어나는 추세다.

중개사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국 중개소 개업은 1302건으로 전달 1468건과 비교해 11.3% 감소했다. 중개소 개업은 6월(1488건) 이래 2개월째 감소 추세다. 폐업은 1028건으로 전월 986건보다 4.3% 늘었다. 다만 휴업은 같은 기간 101건에서 69건으로 31.7% 줄었다. 

1월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개업보다 폐·휴업하는 중개소가 더 많은 지역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2월 1곳, 3월 4곳, 4월 8곳 등으로 점점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중개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 폐업이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와중에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는 역대 최고 인원이 몰렸다. 지난달 원서를 접수한 ‘제31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 원서를 접수한 인원은 36만2754명으로, 전년 11만4568명 대비 약 3.1배나 늘었다. 1983년 국내에 공인중개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다 인원이다.

일선 중개소 대표들은 정부가 상생하는 방안을 내놨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은평구 B 중개소 대표는 “비대면 거래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중개사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런 흐름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렇다고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을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중개사들의 생존권도 문제지만 종국에는 부동산 중개 시장을 소수업체가 독점, 부작용이 발생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면서 “정부와 관련 업계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동대문구 C 중개소 대표는 “현재 상황이 얼마 전 택시 업계와 차량 공유 플랫폼 업계와의 갈등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정부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비슷한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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