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황금알 옛말’ 인천공항면세점 재입찰 역대급 눈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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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황금알 옛말’ 인천공항면세점 재입찰 역대급 눈치싸움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9.24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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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T1면세점 3차 재공고...코로나19로 사업 불확실성 커진 탓
유찰될 시 수의계약...10년 사업권 보장인 만큼 기업들 참여 여부 주시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이제 옛말이 된 듯 하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입찰이 또 재공고됐다. 이번이 3번째다. 2차 재입찰 시 저조한 참여로 전구역 유찰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급기야 공항공사는 ‘수의 계약’ 카드까지 꺼냈다. 경쟁계약이 아닌 임의로 상대를 선정해 계약을 맺겠다는 것이다. ‘최대 10년 사업권’을 보장하는 만큼, 면세 사업자들의 눈치싸움은 여느 때보다 신중하고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전날 인천공항 T1 제4기 면세사업권 운영사업자 모집을 위한 재공고를 냈다. 매물로 나온 구역은 DF2(향수·화장품)·DF3(주류·담배)·DF4(주류·담배)·DF6(패션)과 중소·중견 몫인 DF8(전 품목), DF9(전 품목) 총 6곳으로 이전과 같다. 입찰 마감일은 다음달 12일이다.

앞서 지난 3월에 치러진 입찰(1차)과 지난 22일 마감된 재입찰(2차)은 모두 유찰됐다. 인천공항공사가 계약 조건을 완화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재무상태마저 악화되면서 면세점들이 성장보단 긴축 경영에 초점을 맞추는 듯 하다.

특히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은 아예 2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나마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각각 2개(주류·담배와 식품), 1개(패션·기타) 사업권 입찰에 참여했지만, 업체 수 미달로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중소·중견 사업권도 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해 경쟁 입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3차 입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인천공항공사가 1~2차 입찰 조건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앞서 공사는 T1 면세사업자 모집 조건으로 임대료(최저수용가능금액)을 30% 낮추고, 여객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60%로 회복될 때까지 임대료를 매출에 연동해 받겠다고 밝혔다. 면세업계는 이번 3차 입찰에서 임대료 감면 폭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수의 계약 여부가 변수다. 국가계약법상 국가 상업시설은 두 차례 유찰되면 수의계약(경쟁계약이 아닌 임의로 상대를 선정해 계약 체결하는 것)을 맺을 수 있다. 공사는 이번 3차 입찰이 유찰될 경우 수의 계약 적용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3차 입찰전을 둘러싼 면세 사업자들의 눈치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단독 입찰할 경우 경쟁 없이 그대로 인천공항 10년 사업권을 따낼 수 있어서다.

관전 포인트는 신라면세점과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참여 여부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입찰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상태다.

특히 신라면세점의 경우, 현재 T1에서 DF2·DF3·DF6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3차 입찰에도 불참할 시 신라는 DF3과 DF6을 경쟁사에 내줘야한다. 또 이번 입찰 최대 구역이자 면세점의 꽃으로 불리는 향수·화장품 구역인 DF2를 잃을 수 있다. DF2의 연 임대료는 842억원으로 타 구역의 2배 가량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3차 참여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입찰에 참여했던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략을 바꿀 가능성도 제기돼 긴장감을 조인다. 아예 입찰가격을 더 낮추기 위해 고의적 불참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위기이긴 하지만 실패 시 10년 운영권을 뺏기는 셈이라 고민이 깊다”며 “그렇다고 무리한 금액을 써내면 공사의 임대료 완화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1~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8조5839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1조6568억 원) 대비 26.23% 줄었다. 면세 빅3인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도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롤 피하지 못했다.

롯데면세점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735억 원에 달했다. 매출은 1조45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나 감소했다. 신라면세점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1조 원에 가까운 964억 원이었다. 매출 또한 1조28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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