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빚투 광풍에 당국 제동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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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빚투 광풍에 당국 제동 움직임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9.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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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잔액 24.6조 달해…반년새 107% 급증
기재부·금융위 "증시 변동성 커" 일제히 경고
신용융자·증권사 마케팅 제한 등 규제 만지작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무리한 투자에 제동을 걸 조짐이다.

최근 해외주식으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커지자 우려를 표명하며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규제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글로벌 증시는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기술주 하락 등으로 9월 초 이후 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 증시 역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미국 대선을 앞둔 미·중 갈등 심화 우려 등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여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관련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국내 외환·금융시장 안정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23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2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경제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미국 대선, 미-중 관계 등 대외 불안요인 등을 계기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대출을 통한 주식투자(빚투)와 정보접근성이 낮고 환리스크에도 노출될 수 있는 해외주식에 대한 직접투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유념하고, 금융업계 역시 투자자보호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7월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잔액은 24조6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07% 증가했다. 7월 해외주식 순매수액(개인과 일반법인 합산)은 3조6000억원으로 국내주식(3조8000억원)과 비슷하다. 주로 나스닥 대형 기술주 위주의 개별종목 투자가 확대됐다는 게 당국의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제2의 테슬라’로 불린 미국의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의 사기 의혹이 제기되는 등 투자자들의 피해 우려도 높아진 상황이다. 서학개미들도 니콜라에 1억5066만달러(1753억원. 21일 기준)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투자자보호를 위해 신용융자거래 제한과 증권사들의 과열된 해외주식 마케팅을 제재하는 방안을 꺼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손 부위원장도 “금융기관들이 차주의 상환능력을 충분히 심사하고 있는지, 가계대출 증가가 특정 자산시장으로 지나치게 유입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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