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시 부채 위험 추가 증대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국내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3700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민간신용 규모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206%를 넘어섰다. 가계빚 부실화와 기업의 신용위험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명목GDP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06.2%로 전분기(201%)보다 5.2%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 명목GDP 성장률이 -0.3%로 뒷걸음질친 반면 가계와 기업부채를 합한 민간신용이 7.7% 늘어난 영향이다.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와 기업부채(자금순환 기준)를 합한 규모는 371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말(3453조8000억원) 대비 263조원(7.6%) 급증했다.
가계빚은 1637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 늘었다. 지난 6월 이후 집값 폭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된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 마련)’ 열풍으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까지 동반 급증했기 때문이다.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166.5%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분기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0.7%로 전분기(1.8%) 대비 반토막났다.
기업부채는 2079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6% 늘어났다. 가계빚보다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셈이다.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빚을 역대급으로 늘린 영향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가계부채의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외 경기회복 지연으로 기업의 신용위험도 증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