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반년 새 현금·현금성자산 평균 43.9%↑…총자산은 2.9%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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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 반년 새 현금·현금성자산 평균 43.9%↑…총자산은 2.9% 늘어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9.23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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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각 기업 유동성 확보 주안점…현금성자산, 20개 기업 중 1곳만 줄어
삼성전자 10조원 증가, S-OIL은 630.7% 급증…기업별 자산총계는 큰 변화 없어
대기업, 자산매각·대출·회사채 등 유동성 확보…중소기업은 은행 대출도 어려워
시중에 유동성이 역대 최대치로 불어났지만 생산적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사진은 조폐공사 화폐본부 직원이 5만원권을 검수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중에 유동성이 역대 최대치로 불어났지만 생산적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사진은 조폐공사 화폐본부 직원이 5만원권을 검수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올해 초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주요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주요 기업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기업 20곳의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평균 43.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9개 기업 중 GS칼텍스만이 유일하게 작년 말 대비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었다.

현금·현금성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로 지난해 말 26조8860억원 수준에서 올해 6월에는 36조1096억원으로 34.3% 증가했다. 10조원 가까이 증가해 증가폭이 가장 컸다. S-OIL은 지난해 말 2910억원 규모에서 6개월 만에 2조1264억원으로 7배 이상 증가했다.

20개 기업 중 GS칼텍스와 두산을 제외하면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여 이 기간 주요 기업들이 코로나19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자산총계는 평균 2.9% 증가에 불과해 불확실성 대비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별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변동을 살펴보면, 증가폭이 가장 큰 삼성전자와 가장 높은 증가율은 보인 S-OIL 외에도 한국조선해양이 107.7% 늘어 기존 2배가 넘는 유동성을 확보했고, LG화학(78.1%), SK이노베이션(88.2%), 포스코(71.8%), 현대제철(71.0%), 한화솔루션(79.1%), GS(71.2), SK하이닉스(69.9%) 등이 70%가 넘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 기간 주요 기업의 자산총계는 LG화학이 13.4% 증가해 가장 크게 늘었으며, SK하이닉스와 한국조선해양이 각각 6.9%로 뒤를 이었다. 또 SK이노베이션(-0.7%)과 LG전자(-0.2%), GS(-0.4%), GS칼텍스(-5.0%), KT(-0.2%)는 오히려 자산이 줄어들었다.

주요 기업의 유동성 확보는 단기간 기업에 도래하는 채무에 대해 지불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 여력 확충이 주된 이유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전세계 실물경제가 악화돼 제품 판매에 지장에 생기는 등 정상적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각 기업이 이러한 돌발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자산 비중을 늘린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일부 설비나 부지, 계열사 등 자산 매각이 이뤄져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정부가 기업의 대출 이용을 늘리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발표한 것도, 금융비용 부담 감소를 이유로 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기업의 유동성 확보와 달리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본부가 중소기업 119곳을 조사한 결과, 10곳 중 7곳 이상이 자금난에 처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 대비 2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대부분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판매 부진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또 이번 추석에 필요한 자금은 평균 3억4000여만원이지만, 전체 자금의 40%에 달하는 1억3000여만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자산 매각이나 회사채, 대출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가 어렵지 않지만, 중소기업은 금융권에서 대출도 꺼린다”며 “매출이 줄어 갚을 돈은 없고, 대출마저 쉽지 않아 중소기업의 자금 확보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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