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국기업 인텔·AMD 화웨이 거래 허가… 삼성·SK는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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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국기업 인텔·AMD 화웨이 거래 허가… 삼성·SK는 배제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9.2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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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부 인텔·AMD 화웨이 공급 허가… 15일 제재 후 첫 사례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이익 보호… 허가 품목도 시스템 반도체 국한
전면 공급 차단까지 이르지는 않은 만큼 추가 허가 기대감도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AMD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중국 IT 기업 화웨이와의 거래를 허가받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허가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왼쪽)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각사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AMD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중국 IT 기업 화웨이와의 거래를 허가받았다. 이에 화웨이 반도체 공급과 관련해 국내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고도 미 당국의 허가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과 AMD는 미 상무부로부터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허가 받았다. 이는 지난 15일 화웨이 제재 조치가 시행된 뒤 미국 당국의 첫 허가 사례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노트북용 CPU로 추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과 AMD에 허가를 내준 것은 화웨이 제재가 미국 반도체 시장에 가져다줄 역풍을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화웨이는 지난해 208억 달러 반도체를 구매한 글로벌 3위의 큰 손이다. 서버용 및 PC용 중앙처리장치(CPU)를 판매하는 인텔과 AMD에게도 화웨이는 중요한 고객사다. 실제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의 전체 판매량 중 화웨이는 40% 정도를 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텔, AMD 허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는 직접적 관련성은 적다고 본다. 아직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허가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일단 인텔과 AMD 제품은 시스템 반도체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제품은 메모리 반도체라 제품군(群)이 완전히 다르다. 여기에 인텔과 AMD가 미국 기업이라는 특수성까지 고려하면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연관성은 더욱 떨어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그럼에도 미 당국의 허가가 가지는 의의가 없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전면 봉쇄하는 단계까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부터 시행된 화웨이 제재안은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반도체 공급 전면 차단 선언으로 해석됐다. 해당 제재안은 미국의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이용해 생산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선 미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미국의 소프트웨어와 기술이 반드시 사용돼야 하는 만큼 화웨이로 공급되는 전 세계 반도체를 트럼프 행정부가 직접 통제하겠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 거래 허가를 내줄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사실상 ‘화웨이 반도체 공급 전면 차단’으로 봤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각종 규제를 통해 화웨이를 흔들어왔고, 미·중 두 나라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 맞물리면서다. 실제 화웨이도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해당 조치가 이행되기 전에 반도체 구매를 늘려 재고 확보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이번 인텔과 AMD 허가로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 반도체 문제에 대해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자국 기업들에 대한 예외적인 허가를 내줄 경우 형평성에도 논란도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화웨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인텔, AMD 허가로 삼성전자, SK하인닉스의 화웨이 거래 중단 상황이 달라질 것은 없다”며 “미 상무부의 추가적인 허가만을 기대하기 보다는 다른 고객사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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